그 원문이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백제계열의 유일한 가요로 순수한 백제의 것이냐 아니냐에서부터, 그 내용이 '정절의 미덕'이냐 '남녀상열의 음사'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석과 논란을 달고 있는 「정읍사」.
그러나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오는 동안 적지 않은 변형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읍사」인 한에서는 오히려 우리 민족의 고운 손때가 묻고 다듬어져 더욱 값진 것이지 않을까?
그 의미를 '부덕'에 한정하는 것도, 그것을 '음사'로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 해석과 울림이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문학다운 맛과 멋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정읍사」는 아득한 백제 시절부터 민간에 불리워졌을 것이며 아악으로 궁중 나례의식에 사용되었었고, 또 소설로 재 탄생하게 되었으며, 가무악극으로, 오페라로 만들어져 공연되었으며 무용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수많은 시인들에게서 다시 노래되고 있으며 이후로도 그러하리라. 그리하여 수많은 「정읍사」가 다시 생겨난다면 더욱 우리의 문학사는 풍요로워질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그 현재적 의미가 새록새록 재창출되는 것 또한 중요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