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테마관광과 연계된 영상산업

조상진 정치부장

 

영화 촬영지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나라중 하나가 뉴질랜드다. 이 나라는 '반지의 제왕'씨리즈 하나로 낙농국가에서 일약 '영화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반지의 제왕은 1998년부터 5년간 뉴질랜드에서 촬영과 후반부작업을 마친 블록버스터. 아카데미상을 휩쓴 '왕의 귀환'(2003년)등 3편 모두 세계 박스오피스 10위안에 드는 흥행기록을 수립했다. 제작비로 2억8천만 달러가 들어간데 비해 극장흥행 수입만 28억6천만 달러를 올렸다. 제작비 대비 10배의 수익을 기록한 셈. 여기에 비디오, 캐릭터, 테마파크 등 유관산업까지 합할 경우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같은 영화가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아가 흥행에 성공을 거둔 것도 그렇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영어사용, 저렴한 제작비용이 유치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뉴질랜드 정부차원의 노력이다. 그들은 유치뿐 아니라 홍보에도 직접 나섰다. 뉴질랜드 정부는 '반지의 제왕'홍보비로 1천8백70만 달러를 지출했다. 또한 촬영 유치방안으로 영화제작비의 12.5%를 되돌려주는 시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뉴질랜드는 세계적인 영화제작지와 관광지로 손꼽히게 된 것이다.

 

영화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눈에 띠게 달라진 점은 관광객수의 급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반지의 제왕'개봉이후 외국관광객수는 연평균 5.6%가 늘었다. 또 관광객중 9%가 이 영화의 영향을 받고 찾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치는 세계관광객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효과다. 이를 일러 AFP통신은 주인공 이름을 따서 프로도 경제(Frodo Economy)라 불렀다. 관광수입뿐 아니라 단역배우 출연, 세트장 건설, 숙박및 요식업 운영 등으로 2만개의 신규고용 창출효과를 낸 것이다.

 

우리나라도 99년 '쉬리'이후 영화산업이 크게 뜨고 있다. 2001년 개봉된 '친구'가 관객 8백20만명을 기록한 뒤 '실미도'(2003년)와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가 각각 1천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은 52.9%을 기록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양적인 팽창은 물론 질적인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한국감독들이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의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한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또한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등에서 우리 영화나 드라마는 한류(韓流) 열풍과 함께 몇년째 상종가다.

 

이같은 열기속에 전북도 문화영상산업에 심혈을 쏟고 있다. 전북도는 2013년까지 1조1천억원을 투입해 영상산업수도로 완성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오는 8월에 첫방송되는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촬영되는 부안 격포 일대에는 영상테마파크가 조성되고 있다. 드라마 촬영이후에도 관광객에게 개방돼 천혜의 관광자원과 어울려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2008년까지 3천억원이 투자되는 섬진강권역 영상벨트화도 눈길이 가는 아이템이다. 전라남북도 11개 시군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섬진강과 지리산을 배경으로 역사 문화권이 폭넓게 형성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주시가 주최하는 전주국제영화제도 5회를 넘겼다. 2001년 설립된 전주영상위원회도 지난해까지 52편, 올해는 30여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영상관련 사업들을 철저한 사전기획속에 클러스터로 묶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테마관광으로 연계하는게 지역경제 활성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