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와 내 하나 뿐인 남동생은 장애인이다. 우리 아빠는 오른손 하나가 없고, 내 동생은 말을 못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장애인에 대해 관심도 많고, 장애인을 돕는 사화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우리 아빠는 2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계신다. 일을 하시다 오른손이 잘려서 못 쓰게 되셨다. 내가 왼손잡이가 된 것은 아빠의 영향이 크다. 오른손이 없으신 아빠는 왼손으로 밥을 먹고 글을 쓰셨다. 그래서 그런걸 보고 내가 배운 것이다.
나는 아빠 손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이상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들이 장애인을 놀리는 것을 봤다. 그런 모습을 보고 은근히 이런 걱정을 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 아빠의 모습을 보고 놀리지 않는 것이다. 그때 정말 아이들이 고마웠다.
내 하나뿐인 남동생은 아빠와 같은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다. 아기였을 때는 '엄마'라는 말도 하고 그랬는데, 다섯 살이 되어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좋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봤지만, 귀는 이상이 없다며 말을 할 때 성대를 여는 작용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내 동생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특수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큰 아빠가 사는 곳에 있는 특수 학교로 보내게 되었다. 가기 전보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까 떨어져 있어도 좋았다. 지금 11살인데, 계속 나아져서 말을 하게 되면 좋겠다.
소풍 가는 날이었다. 동물원으로 갔는데 장애인 학교에서도 소풍을 왔는데 아이들이 흉내를 내면서 놀리는 것이었다. 꼭 우리 가족을 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서 따끔하게 화를 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놀리지 않았다.
나는 소망이 있다면 광고의 문구처럼 장애인도 웃을 수 있는 사회가 왔음 좋겠다. 장애인들은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한 것뿐이지 이들도 소중한 생명이다. 큰 게 아니더라도 함께 놀아주고 이야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모두 평등하게 더불어 살면 좋겠다.
/김화란(부안 변산중 졸)
▷화란이의 글
아버지와 동생이 장애인인 가족이야기는 마음을 저리게 한다. 친구들이 화란이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처럼 여기지 않는다면 화란이의 학교 생활은 너무나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화란이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꿋꿋한 의지로 자기에게 닥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변산의 음악회
해가 떴다.
조명이 밝게 비치운다.
소프라노 매미
테너 갈매기
조용히 목을 푼다.
파도 소리가 들리면
음악회가 시작한다.
매미의 울음소리
하늘을 찌르고
갈매기의 울음소리
우렁차기만 하다.
거대한 변산이
박수를 치면
해는 지고
막은 내려 지고
주위는 어둠으로
둘러 쌓인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음악회는 또 시작하겠지.'
/박인(상서중학교)
▷박인의 글
박인이 역시 자연 환경이 몸에 배여 자연의 모습을 '변산음악회'로 잘 노래하고 있다. 착상의 기발함이 돋보임과 아울러 끝 연의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음악회는 또 시작하겠지'라고 맺는 솜씨가 일품이다. 그 앞 연에서 끝 내지 않고 매미 울음이나 갈매기 울음을 너무 쉽게 쓴 게 옥에 티다.
/이용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