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회 정기공연 '밤비 내리는 영동교...' 26일 초연

지난 5일 전주창작소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 (desk@jjan.kr)

 

8일 오후 7시 전주창작소극장.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단원들의 구령이 힘차다. "서둘러야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 명옥아, 배꼽 보인다.” 연극대사처럼 내뱉은 창작극회 홍석찬 대표(40)의 말에 안간힘을 쓰던 단원들의 구령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배시시 웃음으로 바뀐다.

 

제109회 정기공연작품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작 최치언·연출 홍석찬) 연습현장.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 지 한 달째. 15년의 공력을 가진 배우 김경미씨(34)는 "연습을 처음 시작한 날이나 지금이나 불안한 마음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무대와 배우의 관계가 보통 "무대에 서기 전 설레임이 쉽게 식지 않는 인연”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의미하는 바가 더 크다. 지금까지 올렸던 작품 중에서 가장 고가(高價)의 대본(우진문화재단의 1천만원 상금 공모 당선작)을 초연하기 때문. 그래서 지난 5일 오후 3시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우진건설 김경곤 대표와 우진문화재단 양상희 이사장, 곽병창·장인숙·이철량 이사 등 우진문화재단 관계자와 전북연극협회 김기홍·류영규 전 회장 등 연극계 인사들이 참석해 모처럼 제작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이번 연극은 10대부터 50대까지 창작극회 15명의 배우가 고르게 출연한다. 10대 견습단원인 최항씨(19)는 첫 무대. 주인공을 맡은 박규현씨(28)도 2년차 신인이다. 올해 초 '나룻터'(연출 류영규)에서 카리스마가 강한 아버지 역할로 출연한 조민철씨(44)가 여성성이 강한 역으로 변신하며, '상봉'(연출 류경호)에서 고집불통 할머니 역할로 호평 받았던 이혜지씨(26)는 '새끼마담' 역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남자 배우를 구하기 쉽지 않아 몇몇 배역을 여성으로 바꾼 아쉬움도 있다. 지난 2일 서울에서 내려온 작가와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술자리를 가졌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출 홍석찬씨는 "한 남자의 꼬일 대로 꼬여버린 기막힌 하루를 그린 작품”이라며 "소통의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있게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밤비∼'는 26일 초연되며, 7월 4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제작진은 우진문화재단이 제공한 희곡상 상금 1천만원과 전주시 사회단체보조금 4백만원을 포함해 2천만원이 제작비로 투자된다고 밝혔다. 문의 063)282-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