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쁜 마음이 앞섰는데, 서서히 부담감이 생기더군요. 상의 기쁨은 오늘로 잊어버리고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익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예가 김성덕씨(39)가 제2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자연을 관조하며 마음을 수양하는 내용의 '소만수선사시(蘇曼殊禪師詩)'. 김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주로 전서를 썼지만, 호방하고 활당하게 쓰려고 노력한 예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예서 중 목간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풀어낸 김씨의 작품은 "필치가 웅장하고 필획이 씩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적 관점도 필요하지만, 저는 전통을 고수합니다. 화려한 기교보다 담백한 글씨를 쓰고싶어요.”
요즘 김씨는 예로부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서체로 평가받고 있는 행초서에 푹 빠져있다. 서체마다의 특성을 자유롭게 풀어내기 위해 한학 공부도 하고 있다.
집에서 반대도 심했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 서예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 서예학원에서 청소를 하며 글씨를 배웠다는 그는 94년 늦깎이로 원광대 서예과에 입학했다. 고 월파 김은섭과 학정 이돈흥을 사사하고, 대학에서는 효봉 여태명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자기 작품에 빠질 때가 있어요. 다음날 다시 보면 부족한 점이 눈에 띄지만,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서예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나태해지지 않고 서예에 몰두하기 위해 취미도 갖지 않았다. 90년 대부터 꾸준한 공모전에 출품했었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빠르게 큰 상을 받게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