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속에 들어가 피톤치드, 테르펜, 음이온 등을 온 몸으로 접함으로써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자연 건강법이다.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복잡화된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가치관 그 자체가 매우 다양하며 또 매사에 느끼는 감정도 개인차가 있다.
따라서 편안하고 쾌적한 생활에 필요한 요소는 다양하며 사람 각자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평범한 진리일지는 모르지만 잃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하고 여유로운 생활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대기오염, 소음, 생활양식의 변화, 스트레스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방법은 없으나 잠시나마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평정을 찾고 싶다면 숲이 울창한 산림을 찾아 산림욕을 해보는 방법도 좋은 대안일 것 같다.
주부 박순종씨(43·장수군 장계면 장계리)는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숲을 찾는다. 아들과 함께 집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백화여고 뒷동산에 오르면 머리도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동행에 나선 아들도 싱그럽고 시원한 향기가 난다며 즐거워한다.
이들처럼 숲에 들어가면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데 이는 나무의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자라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방향성 물질로 이 성분 중 테르펜은 피로회복, 소염제, 환화제의 원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욕은 바로 이 피톤치드를 온몸 가득히 받아 마시고 피부에 접촉시키는 자연건강법이다.
산림욕이 중환자의 병을 고쳐주는 것은 아니지만 나무가 갖는 특유의 향이 중추신경을 자극해 흥분이나 진정작용을 통해 병을 예방해주며 크게 세가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유해한 병균을 죽이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킴으로써 심신이 순화된다. 또 숲속의 계곡과 식물의 광합성이 왕성한 곳, 폭포 주변에 많이 있는 음이온이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켜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나무가 울창한 숲속을 거닐다 보면 신체의 리듬이 회복되고 산소공급이 원활하여 반사신경 등 운동신경을 단련시켜 인체 건강에 유익하다.
평소 가족의 건강이나 본인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주위의 가까운 숲이나 자연휴양림을 찾아 나무가 내뿜는 자연의 내음을 쐬고 맡아 보는 것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고 가족간 유대를 공고히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바쁜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이 자연회귀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가를 보내는 것이라면 산림욕 하기 안성맞춤인, 울창한 숲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호젓한 산책로를 권하고 싶다.
장수군이 지난 91년 천천면 와룡리 상중마을 위쪽 1백4헥타의 산림에 조성한 와룡자연 휴양림은 1일 1천2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해발 6백50∼1천2백m의 금강 발원지인 시루봉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계곡인 오개치가 연계돼 있다. 이곳은 어채형(홍어)형상을 이루고 있는 천혜의 청정지역으로 청강수로 불리는 맑은 계곡이 있고 야생화와 야생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전국 8대종산중 하나인 장안산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방화동 자연휴양림이 지난해 3월 개장했다.
계곡을 따라 기암절벽과 다양한 수목 등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방화동 휴양림은 덕산계곡까지 약2㎞의 임도와 장수읍 덕산리 용쏘까지 1㎞의 산길을 걷다보면 세상사 모든 시름을 잊기에 충분하다.
특히 산속에 조성된 움집 체험시설과 모험놀이장은 가족과 함께 산책을 겸한 산림욕을 통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기에 안성마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