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뼈에 새겨진 19세기 서양 포경선활동 작품 '눈길'

 

19세기 중엽 당시 포경선의 활동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 고서화 수집가 김인기씨(66)에 의해 소개됐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너비(9cm∼5.5cm)가 줄어들고, 길이 43.5cm 고래 뼈로 추정되는 곳에 새겨진 이 작품은 작살로 고래를 잡는 자선과 고래를 실어 옮기는 모선의 모습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

 

원광대 이창규 교수는 "상아가 아닌 고래뼈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포경선 활약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고래뼈에 그린 것 같다”며 "조각도로 파낸 다음 물감을 바르고 표면을 닦아낸 후 패인 곳만 유화 물감이 남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왼쪽 하단에 기록된 이니셜 'J.A.'는 작가의 이름으로, 뒷 면에는 새겨진 시기(1840년 1월)는 작품 제작년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모선에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봐서 작가 역시 미국인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지역에 19세기 중엽 서양작품이 소개된 사례가 드문 현실에서 풍속화의 성격이 강한 이 작품은 당시 생활과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자료로 연구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