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내 보물이 남의 집에 있다면

안봉호 군산본부장

 

"군산지역에서 발굴되거나 인양된 각종 유물이 다른 지역에서 관리,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다른 지역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등을 보관하고 전시하면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자존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있는데 군산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최근 한 군산시민이 비응도에서 출토된 유물이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전시된 것을 보고와 이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군산지역에서는 구석기시대때부터의 각종 유물들이 잇달아 출토됐는가 하면 해저유물의 보고로 알려진 고군산 군도에서는 청자가 수습되고 청자운반선이 인양됐다.

 

현재까지 비안도 해저에서 인양된 고려청자만도 모두 2천3백여점에 달하는등 시의 집계결과 고군산군도 인근 해역에서 인양 발굴된 전체 해저유물규모는 청자백자등 약 8천7백여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군산시 내흥동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인 석제와 각종 석질의 몸돌, 신석기 시대의 석기, 원삼국시대의 토기, 고려시대∼조선시대의 백자등이 발굴되는등 구석기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유물군이 발견됐다.

 

이같은 유물들은 군산시와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지역을 살지우는 중요한 자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많은 유물들이 군산관내에서 출토되거나 인양되고 있음에도 이 유물들이 어디서 전시되는지 군산시조차 파악치 못하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군산시에서 이같은 유물들을 보관하거나 전시할만한 박물관이 없기 때문이다.

 

도내 전주· 익산 ·군산 3개시지역중 익산은 전국에서도 순위안에 드는 원광대 박물관이 있고 전주에는 국립전주박물관이 있어 도내 주요 발굴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유독 군산만은 시립청소년회관에 작은 규모의 향토역사자료실을 갖춘 것이 고작이다.

 

박물관이란 한나라 또는 한 지역사회의 역사를 대변하며 그 존재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하는 시설물이다,

 

외국의 경우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의 르부르박물관등은 그 나라 국민들의 자긍심이며 자랑거리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한개면 단위마다 지역향토사박물관이 있어 청소년 역사교육에 활용됨을 볼 때 군산시의 실정은 창피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산관내에서 출토되거나 인양되는 각종 유물들이 어느 곳에서 보관되고 전시되는 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민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 군산지역의 유물들이 다른 지역에서 전시되고 관리돼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민들 또한 많지 않다.

 

이달중 십이동파도에서 인양된 청자운반선도 보존처리과정을 거쳐 목포의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내집의 귀중한 재산이 남의 집에서 보관돼 관리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루라도 빨리 그것을 되찾아 오려고 혈안이 됐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군산시가 뒤늦게나마 박물관의 건립에 눈을 떴다는 점이다.

 

부지 1만평에 지상 3층 별관 2층등 연건평 1천2백평의 규모로 오는 2007년까지 1백억원을 들여 가칭 군산박물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도비가 60억원에 달해 쉽사리 예산확보가 이뤄질 지 의문이다.

 

군산관내에서 발굴되고 있는 각종 유물들은 후손들에게 군산지역에서 살게하는 자긍심이고 자존심을 갖게 하는 귀중한 자산인 만큼 박물관이 하루 빨리 건립될 수 있도록 시민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