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소리 없는 도둑
살금살금 와서
두 눈 스르르
두 눈 스르르
참아도
참아도
그새 스르르
잠든다
/고창초등학교 4학년 윤지원
보고싶은 북한 친구에게
안녕? 난 남한에 사는 라경이라고 해. 니가 누군지 모르지만 그래도 반가워. 남과 북이 하나로 통일되면 우리 만날 수 있겠지?
만나더라도 우리 어쩌면 하고 싶은 말 많아도 못할 수도 있겠지! 왜냐하면 우리말하고 너희들 말하고 다르니까 말이야. 그래서 통일의 필요성을 알 거 같아.
그런데 너희들도 꼭 통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들면 난 기쁘고 그런 마음이 들지 않으면 통일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
있잖아, 나 너희들하고 정말 친한 친구가 되고 싶어. 그런데 너희들을 만날 수가 없으니까 그게 아쉬울 뿐이야. 내가 너희들하고 친구가 되면 말은 안 통하더라도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을 거야. 너희들이 외국인도 아닌데 무슨 말을 못하고 또 어색하겠니?
우리가 만약 통일이 되어 친구가 되면 우리 서로 남한과 북한 이야기도 같이하고 또 우리 여러 곳을 함께 여행해 보자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너희들 학교 생활도 너무 궁금해. 너희들도 우리 학교는 어떨지 궁금하지? 우리 서로 궁금증을 풀려면 빨리 통일이 되어야만 해, 그렇지?
내가 어릴 때는 궁금한 것도 별로 없었는데 커 가면서 북한에 대한 것들이 너무 궁금해. 내가 이런 생각을 자꾸 하는 것도 통일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겠지?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내 친구들은 많지만 북한친구들은 못 사귀어 봤어. 그래서 아쉬워.
그런데 너희 북한에서 폭발사고가 생겨서 어린이들도 죽고 소중한 재산들도 잃었다고 한 걸 들었어. 돕고는 싶은데 그러지를 못해서..... 외국사람도 아닌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모른 척 할 수 없어! 그래서 이럴 때마다 통일을 하지 못한 나라가 원망스러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희들은 안 그러니? 너희들도 우리나라 사람이니까 그런 마음이 들 거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어른이 되면 그 때쯤은 통일이 되었을까 궁금해. 그러길 바래.
우리 통일이 되면 항상 언제라도 만날 자신이 있지? 그때까지 그럼 잘 있어, 안녕!
2004년 6월 12일 토요일 - 남한의 영원한 벗 라경 씀 -
/전주삼천초등학교 3학년 윤라경
글을 읽고
◇지원이의 글... 왜 어린이 글 쓰기 교육이 필요한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점심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을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표현했다. 참 기발하다. 더운 여름 날 선풍기 네 대로 스무 평 교실을 식히며 아이들은 오후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잠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는데 이런 날은 교과서를 덮고 한 숨 푹 자 보게 하면 안될까! 소리 없는 도둑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럽다.
/김종필(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