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정신 흐르는 서양화의 세계 이동근씨 개인전 15일까지

 

"서양화는 색감의 대비라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릴 때면 색을 신중하게 사용하지요. 그러나 손으로 서양화를 그리더라도 결국 우리 것이 되려면 우리의 가지고있는 정신을 좇아야 합니다.”

 

서양화가 이동근씨(54)가 15일까지 열번째 개인전을 열고있다. 그림에 대한 신념 하나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동근갤러리(전주시 중앙동)' 개관 3주년 기획전이다.

 

작가는 서양화를 그리지만, 그의 화폭에는 동양의 정신이 함께 흐른다. 강렬한 색의 조화도 어릴 적 입었던 색동저고리에서 나온 것이고, 단순화시킨 구성은 빗살무늬 떡살무늬처럼 한국의 문양을 바탕으로 한다.

 

"그대로 그린 것은 재미가 없어요. 맨드라미를 그린다면 화면 앞 쪽에 맨드라미를 그리고 배경은 평소 생각들을 자유롭게 펼쳐놓지요.”

 

평소 자연에 나가 사생을 즐겨하지만, 작가는 마을을 아늑하게 감싸안고 있는 산을, 들녘을, 시골길을 자유롭게 재구성한다. 화면을 꽉 채운 구도 안에서 공간감을 생각하는 그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익살스런 민화의 분위기도 찾아낸다.

 

"기계문명이 발달할 수록 예술의 역할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꼭 이렇게 그려야만 하는가' 고민도 하지만, 감정이 없는 기계문명 앞에서 자연을 그리고 인간애를 담는 것은 중요하지요.”

 

그는 자연의 순수함이나 우아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려는 욕심을 버렸다. 대신 평범하지만 아기자기하고 푸근한 자연과 사람의 일상을 주목했다.

 

생활이 그림이라는 작가는 그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믿음을 찾기로 했다. 다음 작업은 사찰 순례를 통해 얻은 감상들로 대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원광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전북예술상과 목우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운영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목우회 전북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