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 "납치 美해병 살해"

 

이라크 무장단체는 지난달 21일 팔루자에서실종, 납치된 레바논 태생의 미국 해병대원을 살해했다고 3일 주장했다.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로 추정되는 `안사르 알 순나'는 이날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레바논 태생의 미 해병 와세프 알리 하순 상병(24)을 참수했음을 통지하며 곧 비디오 영상으로 참수장면을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순 상병의 피살이 확인될 경우 지난 5월 이후 이라크에서 피랍돼 살해된 외국인은 한국인 고(故) 김선일씨를 포함해 5명으로 늘게 된다.

 

이날 성명이 발표된 인터넷 웹사이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납치돼 살해된 미국인 폴 존슨의 피살 장면이 올랐던 곳으로, 요르단 출신 테러범으로 지목되고있는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와 연계된 테러 공격 주장이 자주 게재돼 왔다.

 

알-자르카위는 김선일씨와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를 살해한 배후로 알려져 있다.

 

바그다드의 미군 당국은 하순 상병이 피살됐다는 보도를 듣고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지만 참수장면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자세한 논평은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외무부는 4일 이라크 주재 자국 대사관으로부터 하순 상병의 피살 사실을 통보받았다면서 하순 상병 살해는 "비도덕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고레바논 관영 NNA통신이 전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달 27일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이슬람교의 보복운동-무장저항단'을 자칭하는 단체에 붙잡힌 하순 상병의 모습과 수감중인 모든 이라크인을 석방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인질범들의 협박 장면을 방영했다.

 

유타주(州) 웨스트 조던 출신인 하순 상병은 비디오테이프가 방영되기 약 1주일전인 지난달 21일부터 실종였다.

 

한편 인질범들에게 석방을 간절히 호소했던 하순 상병 가족들은 참수 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의 접촉을 피하는 등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