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6일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을 지명함으로써 미국 대통령 선거 구도가 확정됐다.
특히 최근 공화당의 딕 체니 부통령이 대선운동에 뛰어든 데 이어 민주당의 에드워즈 의원도 이날 오전의 지명 발표 후 피츠버그로 날아가 케리 의원의 유세에 합류함으로써 부시ㆍ체니 대 케리ㆍ에드워즈 간의 선거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올해 대선운동은 9월 첫 월요일인 노동절(올해는 6일)부터 본격화하는그동안의 전통과 달리 연초부터 조기에 달아올랐으나 지난 4월 이라크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권자와 언론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다소 소강상태였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향하는 이념가치나 이미지를 잘 대표하는 인물들인 체니부통령과 에드워즈 의원은 각자의 장기인 직설적인 어투와 웅변가적인 연설로 선거유세의 선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7월말과 8월말 전당대회를 열어 정ㆍ부통령후보를 공식 지명할 예정이나, 예년과 달리 두 당의 정ㆍ부통령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여서 이번 전대는 당내 경쟁보다는 대선 출정식 형식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어 9월 30일(국내정책)과 10월 13일(외교정책)에는 부시 대통령과 케니 의원간 1대1 TV토론, 10월 8일 양당 대통령 후보와 패널 간의 TV토론 등 3차례의 대통령후보 토론과 10월 5일 체니 부통령과 에드워즈 의원 간의 부통령후보 토론이 대선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은 11월 2일 하원의원 전체(435석), 상원의원 3분의1(100석중 34석),주지사 11개를 비롯한 각급 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며, 12월 13일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를 통해 11월 2일 대선 결과가 공식 확정된다. 새 대통령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열린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사태를 비롯해 미국을 겨냥한 테러와의 전쟁 등 국가안보 문제와 경제문제가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에 2대 요인이 될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의 양극화 현상 때문에 이들 변수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현재 여론조사 결과처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무당파와 부동층 투표 결과에 따라선 예상 외로 큰 격차의 승부가 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어 섣부른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케리 의원은 같은 상원의원인 에드워즈 의원을 러닝 메이트로 지명함으로써 지난 60년 대선 이후 44년만에 처음으로 상원의원 2명이 동시에 한 당의 정ㆍ부통령후보로 나서게 됐다.
민주당측은 `에드워즈 효과'로 케리 의원의 대중 호소력이 보강되는 동시에 공화당 표밭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한 남부 주들과 오하이오주등 부동표 주들에서 득표력이 제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측은 당초 케리 의원이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러닝 메이트로 영입하려 했던 점을 들어 에드워즈 의원은 최선의 후보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미완에 미숙한" 후보라고 공격하고 특히 에드워즈 의원의 외교ㆍ안보분야 무경험을 겨냥, "지금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백악관 직업훈련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맹공했다.
이날 케리 의원은 "미국적 가치를 이해하고 수호할 사람, 중산층과 중산층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수호자로서 용기와 신념을 보여준 사람을 선택했다"고에드워즈 의원의 러닝 메이트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에드워즈 의원의 지명을 "환영한다"며 "훌륭하고 활발한 경쟁을기대한다"고 밝혔고, 체니 부통령도 지명 발표 후 에드워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대선 경쟁에 합류한 것을 환영했다.
한편 현재 공화당이 상ㆍ하 양원에서 다수당이지만,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이 10년만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