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서 이라크내 저항세력들의 납치 사건이 빈발하는가 하면 테러위협이 급증하는 등 '인질전'과 테러위협이 격화되고 있다.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전후해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 이탈리아인 파브리지오 콰트로치 등도 저항세력들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됐다.
이들은 또 최근에는 최근 이집트, 불가리아, 필리핀 트럭운전사 등도 납치해 살해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테러단체들은 한국을 포함, 미국의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주요 해운사에 대해서도 테러위협을 하는 등 이라크 역내에서의 연합군과의 전쟁보다는 인질전및 테러위협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이라크 반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테러전문가들은 이들이 이라크내 상황변화에따라 일단 인질극과 이라크 역외에서의 서방세계에 대한 테러위협을 새로운 대응전략으로 채택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도 최근 이라크에서 빈번해지는 납치 및 인질극은 이라크 반군의 새로운 테러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폭탄테러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미국 주도 다국적군과 외국인에 대해 이라크를 떠나도록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인질 전략'이 채택됐다는 것.
김선일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이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한 것이나 필리핀,불가리아인 납치범들이 모두 이들 국가에 대해 이라크 파병군 철수를 요구한 것 모두 이런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치적 요구 대신 단순히 돈을 요구한 납치사건도 발생, 향후 유사한 인질극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7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TV를 통해 공개된 비디오 화면에서는 알사예이드 알라가바위라는 이집트인을 납치한무장단체의 경우 돈을 요구했다.
이처럼 이라크 저항세력들이 외국인 납치 살해위협을 새로운 전략으로 채택,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과 관련국들은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납치사건의 경우 다른 어떤 테러보다 심한 정신적 충격을 주는데다 당사국과 그국민 전체에 파급되는 효과 또한 오래가기 때문이다.
이미 터키가 이달초 이라크에서 7년간 주둔해온 군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는보도가 나온데 이어 필리핀 정부도 10일 이라크에 파견중인 평화유지군 51명에 대해당초 계획했던 주둔기간이 종료되는 8월 20일 철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철수 이후의 대체병력 파병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만큼자국민 납치라는 최악의 상황 타개를 위한 `정치적 조치'일 가능성은 있다.
한 미국 무역담당 고위 관리는 "결과적으로 미국내 많은 기업들도 지금은 너무겁이 나서 이라크에 진출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한 걱정과 이라크내반미정서가 미국 기업들의 현지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이라크 임시정부는 테러에 대한 단호하고 굳건한 대응 만이이들의 기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보고 우방들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이라크 임시정부 외무장관인 호시야르 제바리는 "납치범들은 외국인들의 이라크재건지원을 방해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전술은 납치살해 대상이됐던 미국과 한국의 경우를 볼 때 실패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세계 각국이 인질 납치를 반인륜적이고 잔혹한 행위인 만큼 전세계가 공조해 테러범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동시에, 납치 관련 정보를 아는 사람들의 도움을 당부하는 상황이다.
한국, 일본이 이미 추가파병 결정을 재확인한데 이어 최근 자국민 2명이 인질로잡힌 불가리아 정부도 연합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이라크 주둔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과 이라크 임시정부측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