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때 가장 심란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오랫 동안 내집 마련을 꿈꿔온 실수요자들이다. 과연 지금 집을 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떨어지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쉽게 결심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도내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로 인해 분양중이거나 분양이 끝난 아파트들의 분양권에도 고액의 프리미엄이 붙어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타고 전주 중화산동 코오롱 하늘채 및 현대 에코르 아파트에서 시작된 도내 분양권 전매시장은 최근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도내 분양권 시세= 도내 부동산중개업계 및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주를 앞둔 도내 아파트중 5∼6개 단지의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시장 전망으로 매물 및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중 분양권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된 곳은 지난해 청약열풍을 몰고 왔던 전주 포스코 더샾(the#)효자 아파트다. 총 888세대 규모로 내년 11월 입주예정인 이 아파트는 평형 및 층수에 따라 분양가 대비 2천만∼5천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이에따라 38평형 분양권은 1억9천990만∼2억990만원, 47평형은 2억4천620만∼2억5천620만원, 54평형은 2억9천8백만∼3억3백만원, 64평형은 3억6천270만∼3억8천50만원 선으로 조사됐다.
전주 삼천주공 재건축으로 건설되는 세창 짜임 아파트는 674세대 규모로 오는 2006년 2월 입주 예정이다. 평형별로는 분양가 대비 3백만∼1천2백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24평형의 경우 1억1천225만∼1억1천425만원, 32평형은 1억5천574만∼1억5천774만원, 38평형은 1억9천826만∼2억326만원, 43평형은 2억2천612만∼2억2천912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전주 LG송천자이도 34평형과 47평형에 각각 5백만∼1천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분양이 최근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시세는 아직 안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업체가 건설한 아파트중에서는 전주 평화동의 동도 미소드림이 눈에 띈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으로 입주시기가 가장 빠르며 단지 규모는 541세대이다. 평형별로 분양가 대비 5백만∼2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34평형은 1억2천740만∼1억2천840만원, 41평형은 1억5천760만∼1억5천960만원, 46평형은 1억7천6백만∼1억8천1백만원 선에서 호가되고 있다.
34평 단일 평형 419세대 규모로 오는 2006년 4월 입주예정인 전주 효자동의 엘드 수목토 아파트 분양권도 분양가 대비 4백만∼6백만원 가량 높은 1억5천330만∼1억5천530만원 선을 이루고 있다.
△원인 및 전망= 분양권은 입주가 다가오면 값이 오르는게 일반적인데 도내의 경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더욱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예를들면 지난해 초 분양한 A아파트 34평형 분양가가 1억3천만원대인 상황에서 하반기 분양하는 B아파트 분양가가 1억5천만원으로 올랐다면 A아파트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작용, 1천만∼2천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는 형태이다.
여기에 전주 서부신시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평당 6백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가세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점을 노려 떴다방 등 일부 외지 투기세력이 도내 분양시장에 진출, 시세차익을 챙기기 위해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 전매를 부추기는 등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 사이에 최근의 분양권 시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는 경계감이 확산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도내 아파트 공급과잉 논란을 제기하며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에게 신중한 판단을 주문하고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고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거래되는 일부 물량도 프리미엄에 구애받지 않는 일부 실수요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투기세력간의 자전거래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도내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부신시가지를 비롯한 향후 신규 공급 아파트들의 분양가와 공급물량에 따라 분양권 프리미엄의 등락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프리미엄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매도자나 매입자나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