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는 13일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피살 위협을 받고 있는 자국인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라크 조기 철군을 계획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이라크에 파병한 필리핀군의 철군 일정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모든 준비가 이뤄질 때까지 그것(8월20일)은 필리핀군이 철수할 유일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라파엘 세귀스 필리핀 외무차관은 전날 밤 알-자지라 TV에 출연, 이라크에서 피랍된 자국민 안젤로 델라 크루즈를 살리기 위해 필리핀군의 이라크 철군 시기를 가능한 한 빨리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해 혼선을 초래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사건 발생 후 필리핀 정부가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밝혀 왔었다.
크루즈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 `할레드 이븐 알-왈리드 여단(이라크 이슬람군)'은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을 예정보다 1개월 빠른 오는 20일까지 철군시킬 것을 필리핀 정부에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크루즈를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