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일정은 협상 대상"

 

미국의 고위 안보당국자는 14일 당초 내년말 까지로 통보했던 주한미군 감축일정이 협상을 통해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을 방문중인 한.미의원 외교협의회 소속 의원들이 전했다.

 

협의회 단장인 열린우리당 유재건(柳在乾)의원 등은 이날 워싱턴 시내 한국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미 행정부 관리들이 한국과의 협력이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잘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 관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면서 "특히 한 고위 안보당국자는 내년말까지 1만2천5백명을 줄이기로 한 감축 일정은 한국과 협상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전날 청와대 김종민(金鍾民) 대변인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일정이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었다.

 

유 의원은 또 미국 당국자들이 북핵 문제와 관련, 어떻게든 잘 풀어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미국은 조건없는 대북 지원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나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은 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 행정부 관리들이 한미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과 2년도 안되는 사이에 미국은 과거의 일방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한국의 반미정서 등 우리측 사정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등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측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북한 인권법 문제가 거론돼 북한에 대한 내정 간섭이 될 수 있으며 6자회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견해도 전달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김명자, 정봉주 의원, 한나라당 김문수, 박세환, 이병석 의원,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 협의회 대표단은 이번 방문에서 에드 조이스(공화. 캘리포니아) 등 미 하원의원 10여명과 부르킹스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및 무역 대표부 인사들과 만나 한미 동맹, 지적 재산권, 스크린 쿼터, 휴대전화 인터넷 표준 문제, 쌀 협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