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9월 고창지역 각계 여성들이 모여서 만든 '고창군여성자원활동센터'(회장 박정숙). 처음엔 '고창군여성자원봉사회'란 간판을 내걸었으나 1998년 현재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 단체의 가장 큰 특징은 한해를 봉사로 시작해 봉사로 마치는 '봉사의 생활화'. 이 단체의 봉사활동은 일년에 몇차례씩 이벤트성 행사를 벌이는 여타 단체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봉사활동 실적은 무려 2백6회. 주변에선 '센터 회원들의 직업은 봉사활동'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다. 박 회장은 "적어도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각종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연중 끊임없이 계속되는 봉사활동인 만큼 가슴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힘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가입된 자원봉사자는 전업주부를 중심으로 뭉쳐진 1백37명. 이 가운데 42명은 운전·미용·간병인·영양사·조리사·꽃꽂이·간호조무·유치원교사 등 자격증을 가진 전문 봉사자들이다.
봉사활동 내역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다. 홀로사는 노인 생일축하, 홀로사는 노인과 장애인 이동목욕봉사, 무료빨래방 운영, 환경정화 활동과 환경보호 캠페인, 소년소녀 가정 생일축하, 어려운 이웃 반찬지원, 미용봉사, 불우이웃에 김장김치 담가주기 등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엔 언제든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간다.
회원들의 얼굴이 궁금한 사람들은 관내 주요 행사장을 찾으면 된다. 회원들은 고창청보리밭축제, 군민체육대회, 수산물축제 등 대내외 왠만한 행사장마다 음료수 무료봉사대를 마련한다. 올들어 회원들이 나눠준 음료수는 대략 2만여 잔. 외지 관광객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따뜻한 고창의 정을 한잔 들이킨다.
무조건적인 봉사활동에 감동 받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후원도 줄을 잇고 있다. 관내 <주> 셀레늄(대표 김재식)과 맛나네김치(대표 오통열)가 자체 생산품을 매월 지원하고 나섰다. 또 고을사랑교통봉사대(회장 김영두)는 목욕차를 운행할 때마다 운전을 도맡아 처리한다. 주>
박 회장은 "홀로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때면 사업주들이 성품을 무료로 내놓거나, 원가에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며 "훈훈한 지역인심이 봉사활동의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활동범위도 대외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단체는 오는 10월 고창군과 자매결연 관계인 경북 상주시를 방문, 상주시 여성 봉사자들과 교류의 물꼬을 트는 한편 다양한 사업계획을 협의할 계획이다.
회원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곤궁한 살림살이. 도비와 군비를 합쳐 지원되는 예산은 1천7백여만원. 하지만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액수는 고작 2백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모자라는 자금은 회장단이나 회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는 계산이다. 회원들은 센터의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중고품 알뜰매장을 운영하고, 재생비누 판매에도 나선다. 박 회장은 "센터 차원의 판매사업을 실시해 자체 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회원들의 봉사의욕은 넘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적 여건이 마땅잖은 사례에 자주 부닥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