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수급 '빨간불' 일부병원 수술 차질

 

헌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헌혈이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면서 당일치 소요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의 경우 수술도 미루는 등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

 

17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0.7% 증가했으나 4월 들어서 10.5%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심해져 5월에는 16.9%, 6월 12.3%, 7월 21.2% 감소세를 보였다.

 

적혈구 농축액(PRC)의 경우 B형과 AB형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나 O형과 A형은 하루 평균 소요량이 1천3513유닛(혈액단위), 1천653유닛임에도 불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양은 847유닛, 1천39유닛에 그치고 있다.

 

혈소판 농축액(PC)은 혈액형별로 하루 평균 소요량 이상의 보유분을 갖고 있으나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위태로운 실정이다.

 

적정 재고량에는 턱없이 모자라기는 적혈구 농축액이나 혈소판 농축액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혈액 부족은 일단 단체 헌혈 급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이후 학교와 군부대 등에서 이뤄지는 단체헌혈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매달 20% 가까이감소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간염양성반응을 보인 혈액이 유통됐다고 언론에 집중 보도되는 등 적십자사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른 시점과 일치한다. 적십자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헌혈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헌혈 비수기인 여름철이 겹친 것도 최근 헌혈 감소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서울지역 병원이 혈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서울지역 혈액원에 혈액수급이 어려울 경우 지방에서 공수하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지방 혈액원의 사정이 마찬가지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혈액 부족에 시달리는 일부 병원은 연일 적십자사에 전화를 걸어 "혈액 확보를위해 헌혈운동을 더욱 활발히 벌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