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자 김영진 선생 '교사임무는 가르치는 일'에 대한 반론

 

교사도 학교에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방학중이라도 학교문은 열려 있습니다. 학교문이 열려 있는데, 학교의 직원이 근무하는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왜 당연한 일을 자꾸 당연하지 않게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방학중엔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이 없으므로, 학교의 주활동인 교육활동이 거의 없어 업무가 상당히 줄어 방학의 취지에 맞게 교직원이 자기연찬의 기회를 더 갖는다는 것 뿐입니다.

 

학급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교사는 40여일간의 방학중 1일에서 6일정도만 근무하면 됩니다. 방학중 1일에서 6일정도의 근무가 교사 본연의 임무인 가르치는 일과 교과연구에 전념하는 것을 그토록 방해한단 말입니까?

 

그리고, 교사 본인들의 임무는 지나칠 정도로 정확히 알면서, 왜 다른 사람의 임무에 대해선 그토록 무지한지 모르겠습니다.

 

행정실의 업무는 말 그대로 행정업무입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행정실이지 방학중에 교사들이 교무실에 근무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일, 즉 김영진 선생님의 말(16일자 전북일보 오피니언란에 실린 '교사의 임무는 가르치는 일이다')에 의하면 마치 공문서처리 따위의 행정잡무만을 처리하는 곳이 행정실이라 하셨는데, 행정실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도 교육에 대한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공개경쟁시험을 거쳐 현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교원들과 동등한 공무원 신분으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공무원인 교사가 공문을 공문서 따위라고 얘기하신다면, 학생들이 생활기록부따위라고 하셔도 선생님께선 그들에게 하실 말씀이 없으신처럼 전체 교원에 대한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지붕아래에서 근무하면서 행정실을 행정잡무따위나 처리하는 곳으로만 이해해 버린다면, 정말 교육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고 그렇게 신성시 하시는 교사의 직업 즉,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픈 생각이 들겠습니까? 교사의 직업을 아무렇게나 표현해선 안되는 것처럼 행정업무도 교육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일로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왜 교사가 방학중 근무를 하느냐 마느냐를 이야기하는데, 행정업무를 행정실이 처리하는 곳이라는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방학중에 교사가 근무를 하지 않으면 교무실이 비어 있는 것입니다. 행정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학교문은 열려 있으나 교무실은 비어 있습니다. 교사가 없습니다.

 

물론 학교 교무실이 비어있다고 해서 학교에 교사가 없다고 해서 천지개벽할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교사는 교사이기전에 학교의 직원이고, 학교의 직원인이상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최대한 협조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교사의 임무는 가르치는 일입니다. 그런데 꼭 그렇게 가르치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셔야겠습니까? 학생들의 임무도 배우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됩니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청소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선생님은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교사도 학교직원입니다. 학교 문이 열려있는 이상 교사도 근무해야 합니다.

 

/차윤경(익산 미륵초등학교 행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