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일그러진 공직태도에 대해

엄철호 익산본부장

 

사람의 입술이 트는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너무 애를 태워서 트는 입술과 또는 어떤 일처리에 있어 그 목표를 향한 전력 투구로 인해 몸살까지 겹칠 때 그 직전이나 이후에 나타나는 일시적 신체 부작용으로써 의학계에서는 일종의 '입술 단순 포진 현상'으로 부르고 있다,

 

며칠전 꽤나 친분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서 입술 튼 공무원에 대한 예찬을 늘어 놓았다. 사연인즉, 일반 행정분야에 근무하는 이 공무원은 무더위에 지쳐있는 노인들을 돌봐주기 위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어찌나 많은 애를 쓰는지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입술 부르튼 공무원 예찬론를 연신 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가족처럼 지극 정성으로 노인들을 보살펴주는 그 공무원을 지켜보면서 희생과 봉사를 사명감으로 하고 있는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한없는 감사와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동안 부정적 공무원상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변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일 때문에 입술이 트는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일 없는 사람처럼 사무실에서 어슬렁거리는 공무원도 상당히 있어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렇다.

 

맡은 직분의 책임을 철저히 수행하기 위해 입술이 터지도록 열성적이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가 기대하고 바라는 아름다운 공무원상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봉사자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지역주민과 지역 발전에 헌신적인 노력을 다하는 많은 익산시 공무원들에겐 시민들이 깊은 감사를 보내고 격려할 것이다. 그런데 옥에도 티가 있듯 일부 공무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처신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염불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듯한 인상을 짙게 풍겨주고 있는 일부 공직자들이 없지 않고, 매달 꼬박 꼬박 시민의 혈세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 챙기는 모습을 볼 때는 한없는 배신감과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본보 22일자 확대경 보도).

 

더욱이 지역 구석구석을 한 눈에 꿰뚫어 보고 민원이나 문제점에 대한 처방을 내려야 할 입장에 있는 공직자가 관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최근에 들먹이고 있는 주변 지역 땅값 상승과 토지 거래 등 이재에는 유독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이는 소리없이 열심히 일하는 많은 동료 공직자들에게 크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어떤 사안을 놓고 한쪽 모서리만을 보고 결론을 내린다면 전체를 잘못 인식하는 누를 범할 수 있지만, 이처럼 확연히 드러나는 경우는 다르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해당 공직자는 입술이 부르 틀 정도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익산시의 많은 공직자들에게 분명 옥에 티로 비난 받아 마땅할 것이다.

 

입술이 부르 튼 공무원처럼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모습으로 비춰질 때 익산시 공무원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이 신뢰로 이어질 것이지만 팔짱끼고 뒷 배경이나 관리하며 이재나 챙기는 공무원이 많을 땐 불신 밖에 돌아갈 게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