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폭염

 

두 달전 기상청은 올 여름에는 무더위가 맹위를 떨쳤던 1994년에 이어 10년 만에 또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었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여름나기에 모두가 각별히 조심할 때다.

 

여름은 너름에서 비롯된 말인데 너름의 어근은 널이고 해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여름은 해의 계절이다. 여름은 무더워야 제맛이라는 말도 있으나 요즘처럼 무더워서는 정말 견디가가 힘들다. 흔히 강쇠 불볕더위, 땡볕더위, 가마솥 더위, 한증막 더위, 복더위, 폭염, 폭서, 혹서 등의 말이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폭염이란 일정 온도 이상의 기온이 수 일 동안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폭염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인구 집단에 따라 고온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 기간 동안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밤 동안의 최저기온이 높다는 것이다. 야간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잠을 이루기 힘들어진다. 결국 피로감 증가와 집중력 저하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숨을 거두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은 폭염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하여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지만 지난친 땀은 탈수를 초래한다. 폭염은 열사병과 같이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심혈관계 및 뇌혈관계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열기와 습도는 심장에 압박을 가하여 발작을 일으킨다. 그래서 심장병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 노약자, 유약한 어린이들이 폭염에 노출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폭염의 희생자 대부분이 만성 질환자, 자신을 스스로 돌 볼 수 없는 사람, 독거노인, 에어컨 시설이 없는 집에 사는 사람, 그리고 건물 최고층에 살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은 폭염의 피해가 고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사회적 불평등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