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으로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가 멕시코산 쇠고기와 함께 포장돼 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들어 멕시코에서 수입된 쇠고기 상당량이 이미 시중에서 판매,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말과 올초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광우병 공포가 재현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농림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8일 "최근 멕시코산 쇠고기에 미국산이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검역중단과 출고정지 조치를 내리고 현재 검역장에 보관중인 212t에 대해 전량 개봉검사를 실시중"이라고 밝혔다.
검역원이 이날까지 보관물량 가운데 3분의 1에 대해 개봉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 현지업체의 수출물량 38t 가운데 287㎏의 미국산 쇠고기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이 업체에 대해 수출작업장 승인을 취소하고 해당 수출물량을 모두 반송 또는 폐기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전량 개봉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주한 멕시코 대사관의 관계관을 불러 수입위생조건위반에 대해 강력 항의하는 한편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키로 했다.
검역원 관계자는 "멕시코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데다 적발 업체가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어서 시중에 미국산이 유입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수입된 멕시코산 쇠고기 중 약 190t이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이 가운데 미국산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멕시코가 미국에서 쇠고기 살코기를 주로 수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창자, 뇌,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SRM)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멕시코산 쇠고기 관련 제품을 수입했으며 지금까지 총 414t이 수입돼 이 가운데 201t이 출고됐다.
검역원 관계자는 "현지 업체와 국내 수입업체가 공모해서 값싼 미국산을 섞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출국 현지 작업장 관리와 축산물 검역을 강화해 이번과 같은 위장수입을 미연에 방지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의심사례가 발견되자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기타 반추동물(양, 염소, 사슴) 등을 잠정 검역중단으로 통관 보류시켜 사실상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