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를 양분하는 두 경제블록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및 안데스공동체(ANCOM) 회원국이 모두 포함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미연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 기능할 남미국가공동체의 역할을 담은 기본헌장 서명이 이뤄진다.
회담 개최국인 페루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환영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는 3억6천100만명의 국민을 가진 새로운 국가를 갖게 됐다"며 "오늘 태어난 남미국가공동체는 우리가 세계화의 도전에 맞서 더욱 정의롭고 평등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면적 1천700만㎢에 전체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 규모의 남미국가공동체는 회원국 상호간 관세인하와 공동 경제정책 등을 가진 남미연합을 출범시킨다는 목표 하에 당분간 역내 정치적 통합 과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날 브라질과 페루는 브라질 남동부 대서양 해안과 페루의 태평양 연안 항구를 연결하는 총연장 1천200㎞의 대륙횡단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데 합의했다.
남미통합의 주축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고속도로 건설 합의에 대해 "이는 양자 프로젝트가 아니며 여기에 참석한 모든 국가들도 관계된다"며 대륙횡단 고속도로 건설로 남미연합 구축을 앞당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미 국가들은 이번 정치ㆍ경제적 통합 과정이 미국과 EU 등 거대 경제권에 맞서 남미권의 협상력을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는 다자 무역협상에서 전체 개발도상국 그룹의 영향력을 높일 뿐 아니라 남미권의 무역 파트너를 다양화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4개국 정상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담에서는 남미국가공동체가 EU식 남미연합으로 발전해 강력한 지역블록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부정적 전망도 동시에 제기됐다.
이와 관련,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우리가 도로, 통신, 효율적인 항구 및 현대적 공항 등을 갖출 때까지는 통합은 이뤄질 수 없다"며 남미권의 인프라 구축이 향후 남미연합 구축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파라과이 등이 이번 남미지역 통합 협정에 반대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