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년 전에 철제를 가공해서 건설현장에 납품하는 비법인사업체인 A회사(대표 甲)에 근무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제가 산재사고를 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甲은 비법인사업체인 A회사의 영업 전체를 현물출자하여 A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또 그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습니다. 사고 후 지금까지 회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손해배상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처럼 그전 회사의 영업전부가 양도된 경우에 영업을 양수한 A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나요?
답
귀하가 문의하신 위 사례의 경우 논점이 되는 것은 영업양도인(A회사)이 영업상 부담하게 된 채무를 영업전부를 양수한 양수인(A주식회사)에게 청구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양도인이 영업을 양수인에게 양도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양도인의 제3자(채권자)에 대한 채무도 이전되어야 하나, 실제로 채무이전을 하지 않으면서 채무이전을 한 것과 같은 외관을 야기한 경우에는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법에서는 양수인이 상호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우와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여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에게도 채무를 변제하도록 하고 있고(제42조 제1항), 영업양수인이 상호를 계속 사용하지 않지만, 양수인이 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양수인이 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한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에는 양수인도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상법 제44조).
이처럼 상법은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외관주의 법리를 채택하고 있는데, 양수인이 양도인의 영업상 부담하게 된 채무에 대하여 채권자가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첫째, 영업양도라는 외관이 존재하고, 둘째, 양수인이 상호속용이나 채무인수의 광과와 같은 외관을 부여하여야 하며, 셋째, 채권자가 그 외관을 신뢰하여야 합니다.
위 사례의 경우 甲이 A회사의 모든 영업을 출자하여 A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그 상호를 계속 사용하고 있고(설령 상호의 동일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주요한 용어가 동일하면 상호를 속용하고 있는 것으로 봄) 또 영업의 양도는 아니지만 출자의 목적이 된 영업의 개념이 동일하고 법률행위에 의한 영업의 이전이라는 점에서 영업의 양도와 유사하며 채권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외형상의 양도와 출자를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새로 설립된 법인은 상법 제42조 제1항의 규정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출자자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고, 여기서 말하는 영업의 출자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출자하는 것을 말합니다(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3767 판결). 그리고 영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채무란 영업상의 활동에 관하여 발생한 모든 채무를 말하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도 이에 포함됩니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5862판결). 그리고 귀하께서 A회사의 모든 영업이 A주식회사로 양수된 사실을 몰랐거나 또는 영업양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채무인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선의가 인정이 됩니다.
따라서 귀하께서는 甲주식회사에 대하여 산재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
/서규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