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회담

회담이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논의하는 것이다. 특히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협의 또는 협상이라고 한다.

 

우리는 근현대사에서 많은 회담들을 들어 왔다. 얄타, 포츠담, 카이로회담, 한일회담, 제네바회담, G7회담, 남북적십자회담 및 정상회담, 6자회담 등등이 그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모처럼 4자회담이 성사되어 멋진 협의나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물건너 간듯한 발언이 서슴없이 튀쳐나오고 있어 실망스럽다.

 

무슨 장난도 아니고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의 내용도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민주정치와 생활이라는 단원에서 대화와 타협을 민주정치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써놓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위해서 서로의 입장과 주장을 밝히고 상대를 이해토록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즉, 모두의 의견이 존중되는 해결방안을 찾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표결은 대화와 타협이 원활히 되지 않을 경우 예외적인 경우에 그것도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수단이다. 표결은 다수결로 이뤄지지만 사전에 충분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토론없는 표결은 의미가 없다. 우리 정치권의 현실은 이런 교과서적인 이야기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우리사회가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나 민주주의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대립과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양보하는 것은 지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걸핏하면 힘의 논리나 극단적인 행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합의는 각자의 주장을 조금씩 양보하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가능하다. 어느 한 집단이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책에 나온 타협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의 의견에 경의를 표시하고 결코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잘못은 기분 좋게 인정하고 온순하게 이야기한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껏 이야기하게 하고 진심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경청해야 한다. 우리 정치권에는 꿈같은 이야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