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은 장기불황으로 관내 영세 음식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갈수록 위축되면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청은 평소 1일 구내식당 이용 공무원이 3백여명에 달하는 점에 비춰 공무원들이 인근 식당에서 4천원 정도의 점심을 해 지역경제에 최소 1백20만원의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함께 구청은 매월 15일을 ‘가족의 날’로 정해 가족과 함께 외식하고 영화보기를 시행하고, 매월 1권 이상 도서를 구입해 마음의 양식과 정서에 기여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또한 주1회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시가 올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한 것에 맞춰 나온 이같은 방안들은 한편으로는 눈물겨울 정도다.
이같은 완산구청의 행사에 대해 본청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본청은 이달중으로 각 국별로 돌아가면서 해당국 소속 공무원들이 구내식당 보다는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행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공무원 및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물론 경제살리기 운동은 찬성한다. 그러나 공무원들을 내세워 전시행정을 펼친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공무원이 봉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고, 다음행사 때는 ‘도시락을 싸 오겠다’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시는 행사를 지속 추진하기에 앞서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그동안 1천8백원의 구내식당만을 고집해 온 공무원들이 식당폐쇄로 4천원짜리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한번쯤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