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주시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이 주관한 ‘문화예술단체 대표 간담회’가 열린 시청 회의실. ‘전통문화중심도시 조성’을 홍보하는 시정설명회에 치우치면서 간담회의 취지를 놓고 참석자간 ‘반짝 논란’이 빚어졌다.
최근 직제 개편 이후 문화예술단체 대표들을 처음 접견하는 이 자리에는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올 한해 문화에 거는 전주시의 강한 의지를 엿보게 했다. 그러나 그 의지가 너무 넘쳤던 탓인가. 간담회 서두는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위한 홍보 일색으로 진행됐다.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은 아예 협조 문건을 만들어 참석자들의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고 주문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전주만의 특색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기획으로 볼거리를 제공해달라’거기에 ‘최근 발족된 천년전주사랑모임 회원으로 적극 참여해 달라’는 주문까지.
전주가 전통문화도시가 되는데는 문화예술계의 협조가 필요하고, 그런점에서 본다면 간담회를 통한 시정 홍보는 충분히 용인될 여지도 있다. 문제는 전통문화중심도시 알리기에 회의의 시간이 집중되면서 ‘주객전도’되어버린 상황에 있다.
한 참석자는 “사회단체보조금 지원 대상에 선정된 단체들을 모아놓고 뜬금없이 전주시의 사업에 적극 동참하라는 것은 지나친 생색내기가 아니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았다. ‘발빠른 홍보 전략’이라며 옹호론의 입장에 있던 참석자도 “전통문화중심도시에 관한 별도의 공론의 장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물론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된 간담회에서 얻은 것도 적지 않다. ‘담당자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참석자들의 말에 즉석에서 공무원들의 명단과 연락처가 기재된 용지가 배포되는 것이나, 참여 단체간 교류를 넓혀보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제시는 간담회가 얻어낸 수확이다. 그런점에서만봐도 간담회장에서의 지나친 전통문화중심도시 홍보는 분명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