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하노이 소재 박마이(Bach Mai)병원 소식통은 3일 하노이 출신의 25세 남성이 조류독감 증세인 고열과 심한 기침 증세를 보여 지난달 25일 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입원 직후 실시한 조류독감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환자는 이후 호흡기를 뗀 뒤 현재 회복단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공동성명을 통해 작년 12월 26일 쓰나미사태 이후 동.서남아시아 지역이 조류독감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FAO와 WHO는 이는 조류독감에 감염된 가금류가 쓰나미사태로 큰 피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구는 이에 따라 농촌 지역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이 조류독감에 감염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과 자원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일 베트남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던 자국인 여성 환자가 조류독감에 의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캄보디아의 누트 소콤 보건부 장관은 보건부에 파견된 WHO 자문관인 폴 위렌 박사가 사망자가 거주했던 남서부 지역을 방문, 조류독감 감염 현황에 대한 1차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3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희생자 수는 모두 45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작년 12월 30일 이후 모두 16명의 조류독감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류독감 희생자 수가 늘어나면서 초비상국면에 들어간 베트남은 남부 최대도시 호찌민(옛 사이공)에서 오는 6일까지 모든 오리를 살(殺)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정부는 특히 조류독감의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스 트뢰드센 WHO 베트남사무소장은 베트남 정부가 2일 까오 득 팟 농촌개발부장관 명의로 WHO와 FAO에 서한을 보내 조류독감 확산을 억제하고 이를 막기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뢰드센 소장은 WHO와 FAO가 베트남의 조류독감 확산 억제를 위해 국제사회에 이미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두 기구 소속 전문가들이 조만간 베트남에 파견돼 상황의 종합검토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보건부가 지난달 30일 베트남 남부 키엔 장 성에서 조류독감 유사증세로 숨진 캄보디아 여성(25세)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조류독감에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