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용역(用役)

전북발전연구원의 잘못된 보고서로 후폭풍이 계속 되고 있다. 전발연이 2004년 문예진흥기금이 지원된 예술분야 185개 사업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정리하여 1월 말 전라북도에 제출한 ‘2004년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평가보고서’가 대다수의 평가위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로 작성되었다. 따라서 보고서에 참여한 전문가의 수준, 보고서의 내용, 관련 예산 사용 등에 모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완주군이 실시한 콩쥐팥쥐 배경마을을 고증하는 용역에서도 콩쥐팥쥐 배경마을이라는 확실한 근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않고도 콩쥐팥쥐의 배경마을로 고증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을 근거로 완주군은 이서면 앵곡리를 콩쥐팥쥐마을이라는 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하였다.

 

통계자료가 부실한 경우도 많다. 표본 수가 너무 적거나 또는 오차가 너무 많이 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축제의 방문객수도 뻥튀기 되어 그대로 보고서에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방문객 1인이 사용한 돈을 곱하니 지평선축제에서처럼 90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나타났다는 엉터리 보고서도 있다.

 

개인이 행한 도의 한 학술 용역보고서를 보면 현장을 조사하여 정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론적인 논문들을 묶어 제출한 경우도 있었다. 도뿐만 아니라 시군이 행한 각종 개발보고서를 관련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그 내용이 실현불가능하거나 또는 현실적인 효과가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용역을 제대로 발주해야 한다. 참여자가 관련된 영역의 전문가인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고 어떠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는지를 처음부터 자세하게 제출하도록 해야한다. 최종보고서가 계획서에 제시된 절차에 맞지 않을 경우 책임을 추궁하는 체제가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단체장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또는 도나 시군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급조되는 용역들은 지양해야 한다. 이들 보고서는 대개 단체장 입맛을 맞추기 위해 자료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고서의 전문적인 작업에 알맞은 예산이 편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고서가 제출되면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해야한다. 엉터리 용역만 줄어도 부실보고서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