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을 알리는 선행지수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 선행지표로 간주하는 주가와 가계소비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타고, 특히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던 건설·부동산 경기도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드는 등 우리 경제가 활력을 얻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 정부의 후속조치 의지 또한 큰 기대를 갖게한다.
그러나 과거 어느 정부도 중소기업 문제를 소홀히 한 적은 없었다. 매번 각종 지원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되풀이 했던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가 곧 한국경제의 본질적 문제이며 결국 중소기업 문제 해결 없이는 한국경제의 미래도 없는 것이기에 경기지표가 청신호로 바뀌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시도 한눈팔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개입할 사안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별하는 것이며, 과연 정책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아니면 정책자체가 잘못되었는지, 또는 정책이 의도대로 실행되도록 구조와 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분석이 절실하다 할 것이다. 당장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나 증상보다 그 본질을 파악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즉, 어려움만 강조하면 결국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놓치게 되고 현안에 매달리다 보면 문제는 누적·확대될 뿐이다.
그리고 기업의 성패는 “경쟁력”으로 결정되며 경쟁력은 경쟁을 통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이 안 되는 이유도 결국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경쟁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과 지원방안을 내 놓아도 모든 중소기업을 살릴 수는 없다. 결국 규모에 맞게 재편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차별화·선별화 되지 않은 지원은 당장 모든 중소기업의 형편을 좋게 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과거 보호·육성 위주에서 품질과 기술, 가격경쟁력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는 경쟁촉진정책으로 입장을 선회한 점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지만 아직도 중소기업들의 대다수는 과거의 성장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또 환경변화의 트랜드를 사전에 잡아내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환경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아예 그것과는 무관하게 경영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고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중소기업 스스로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체질개선에 과감히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정부 역시 구조적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장길호(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전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