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군산 아메리카타운 현주소

군산의 '이태원'...美軍들 향수 달래

군산미공군기지의 역사는 1945년 10월5일 미군 기계화부대가 함정을 타고 군산항에 입항, 일본군의 군용비행장이었던 옥서면 선연리일대에 주둔하면서 비롯된다.

 

이곳은 천혜의 요새라고 불릴 만큼 지리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중심에 위치, 당시 미 CIA본부에서 주둔군을 직접 배치하는데 간여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미국명 울프팩으로 불리는 군산미공군기지는 미군 약 2천여명과 미군속 등이 상주해있고 60대이상의 최신전투기를 갖춘 아시아에선 손가락 안에 꼽히는 미군의 해외주요공군기지.

 

이곳에는 이글루라는 콘크리트 격납고와 대규모 운동장과 야구장·골프장 등 각종 자족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보통 1일 약 50회의 전투기 출격연습이 있지만 국내 및 국제상황에 따라 주일미군과 함께 대규모 비상훈련을 하고 있고 이 훈련시기에는 24시간동안 약 1백회이상 출격하고 있다.

 

군산과 인연을 맺은 미공군기지는 선진문물의 공급처로서 뿐 아니라 군산경제의 또 다른 창구로서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미군 주둔의 부산물이자 양국인의 중간지대중 하나가 ‘군산의 이태원’ 아메리카 타운(일명 에이타운).

 

과거 불이농촌의 중심지였던 문창초등학교에서 비행장쪽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나지막한 능선 주변의 농촌풍경과 달리 콘크리트 슬라브 건물들이 빼곡이 밀집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곳은 지난 70년 <주> 옥구아메리카타운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잡은뒤 미공군비행장의 미군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밤이면 장사진을 이룬 달러 공급처였다.

 

이곳은 60년대 환락가의 중심지였던 영화동이 군산시의 중심인 당시 시청 주변에 위치, 사회·문화적인 문제점을 유발하자 이들 업주와 합의해 이전을 서두르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주한미군들이 주말을 일본에서 보내며 사용하는 달러박스를 우리나라에서 쏟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당시 옥구군 미면 임사리(현 미성동)에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군산시 미성동주변에 있는 아메리카타운에는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클럽) 16곳과 일반상가 30여곳이 영업중에 있다는 것.

 

2년전만해도 이곳은 약 1백명의 흑인 및 백인 무용수들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필리핀인 등 약 50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이곳은 70·80년대 하루평균 5백명이 넘는 미군과 군속들이 드나들었지만 70년대말이후 미군감축 등으로 대부분의 고객은 내국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국내로 대거 진출한 러시아계 무희 등이 성매매 등 사회문제로 인해 지난해 6월부터 관광비자가 전면 발급중단된 이후 무희들의 공급 자체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뉴욕대참사이후 외출통제 등으로 간헐적으로만 출입하고 있는 미군들도 주말이면 경기도 오산과 평택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거의 미군 찾아보기가 힘든 곳으로 변모했다.

 

과거 미군감축으로 사실상 주고객으로 자리잡은 내국인들도 외국인(러시아계) 무희들의 퇴장과 국내 경기 위축 등으로 발길을 차츰 멀리하고 있어 향후 이곳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여론이다.

 

게다가 이곳은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주식회사체제로 이뤄져 있는 바람에 시설개축조차 쉽지않아 슬럼가처럼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미군들도 주중에는 시내로 나오고 있는가 하면 주말에는 경기도 평택 등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상권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에 생존권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상가업주들은 자구책 차원에서 거리투쟁까지 나서야할 입장에 처해있다. 이들 업주들은 미군당국과 군산시에 다른 지역과 동등한 대우는 물론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최근 유례없는 생존권 투쟁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곽춘식 한국특수관광협회 군산지부장은 “현 상황으로는 미군 등을 유치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시설 등 주변환경개선조차 쉽지 않아 상권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라면서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상인상호간의 단결은 물론 군산시와 미군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이 선행돼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군 출입통제 이해못해 상가업주 거리투쟁 불사" 한국특수관광협회 곽춘식지부장

 

최근 아메리카 타운은 절대절명의 위기감과 좌절속에 빠져있을 뿐 아니라 분노와 실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에 상가업주들과 가족 등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생존권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거리투쟁에 나선 저간의 사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에이타운 상가와 가족과 종업원들은 2001년 9월 11일 세계가 놀란 뉴욕 테러사건 직후부터 급변, 이라크전쟁과 북핵 등 안보현안 요인으로 미군 외출규제, 비상훈련, 활주로 공사 등으로 사상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둘째,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속에 처해있는 우리에게 2004년 12월 11일 에이타운에 이유도 없이 이해할 수 없는 미군 출입 통제령이 내려졌다. 전국의 다른 미군주둔지역과 군산시내는 미군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평상시와 동일하게 주말 오후를 즐기는데 전국 유일하게 우리 지역만 출입통제를 당하고 있으니 이곳 주민들과 상가회원 및 종업원 그리고 우리 모든 회원들은 충격과 좌절속에 처해있다.

 

셋째, 우리 모두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이 곳은 40여 년전 미군 측의 요청으로 미군들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집단촌으로 정부의 설립 승인으로 만들어진 곳이다.대한민국의 경제가 바닥일 때 달러를 획득한다는 마음으로 주변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으며 묵묵히 살아왔다.

 

비록 우리 모두가 힘 없고 무지하지만 더 이상의 무시는 참을수 없다.

 

군산지역 사랑도 아닌 경기도 평택, 송탄 사람들에게 군산 미군기지 내의 여러 가지 부대사업 용역이나 심지어 베이스 택시 운영권까지 주고 있다.에이타운상인들의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셔틀버스는 주말만 운행하고 평일엔 운행을 못하게 하는 등 형평의 원칙을 벗어난 터무니없는 행동까지 강요당하고 있다. 미군 관계자들에게 군산지역 우리들의 경제를 지키고 미군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셔틀버스 운행재개 등 수많은 사례들을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제 군산시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물론 미군당국의 현명한 선택과 행동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