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시위책임 사퇴

카를로스 메사 볼리비아 대통령은 6일전국에 생중계된 방송연설을 통해 최근 계속된 시위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메사 대통령은 "내일(7일) 의회 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메사 대통령은 최근 다양한 정치ㆍ사회단체의 시위 사태가 "국가를 가로막아"사임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언론인 출신의 메사 대통령은 부통령이던 2003년 10월 당시 유혈 시위사태로 물러난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대통령을 승계해 대통령직에 올랐다.

 

당시 산체스 전 대통령의 천연가스 수출 계획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 시위가 벌어져 최소한 56명이 사망했다.

 

최근 볼리비아에서는 부유한 산타 크루스 지역 주민들이 정치ㆍ경제적 독립과자치 확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메사 정부와 심각한 마찰을 빚었다.

 

인구 140만명인 볼리비아의 경제중심지 산타 크루스 주민들의 시위는 겉으로 보면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조치에 대한 반대에서 비롯됐지만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천연가스를 비롯해 석유, 설탕, 대두 등 자연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 재계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볼리비아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폭넓은 자치권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볼리비아는 현재 남미 두번째 매장량(2천100억달러 규모, 1조5천600억㎥)을 자랑하는 천연가스 개발 방법을 둘러싸고 `서부 안데스 고산지대 원주민' 대(對) `동남부 천연가스 지대 경제그룹'으로 갈라져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산지대 원주민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국부의 원천인 천연가스 개발과 수출을외국 자본에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주민 단체와 좌파 단체들은 천연가스 산업의 100% 재국영화를 통해 가스 개발 전 과정에 국가가 전권을 행사하고, 기본적으로 천연가스를 국내 소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천연가스가 주로 매장된 동남부 열대 기후 지역 경제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외국자본과 협력해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 수출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볼리비아 정국은 메사 대통령의 사임 발표에다 천연가스를 둘러싼 지역 대립으로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