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희망] 월드비전 전북지부 노미녀 간사

1m 천사의 사랑 아이들 꿈 영근다

월드비전 전북지부의 군산지역 가정개발사업(FDP) 책임자인 노미녀간사(33). 키가 1m에 불과한 왜소증(연골무성형증) 장애인이면서도 소외되고 가난한 아이들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엄마이자, 누나를 마다하지않는다. 400여명에 이르는 전국의 월드비전 직원 가운데서도 왜소증 장애인은 노간사가 유일하다.

 

그런 만큼 노간사를 만나는 사람들은 두번 놀란다. ‘저런 단신으로 어떻게 사회복지사가 됐을까’하는 의구심이, 그리고는 ‘어쩌면 저렇게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볼수 있을까’는 감탄이 뒤따른다.

 

노간사가 사회복지업무에 매달린 때는 지난 99년부터. 지난 95년 월드비전 자원봉사자로 근무한 인연으로 월드비전에 입사, 지금까지 줄곧 군산사업장을 맡고 있다. 당시 100명으로 시작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170명으로 늘어났고, 올해안으로 200명을 채울 계획이다.

 

“군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만큼 고향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보람되고 즐겁습니다.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이 오히려 아이들과 금방 친숙해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줍니다”

 

월드비전의 가정개발사업은 도시빈민지역과 농어촌지역의 저소득계층·소년소녀가장·장애인가정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가족복지사업, 교육문화사업, 자활사업 등을 펼친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않아야하는 만큼 다른 분야보다 할일도, 해야할 일도 많다.

 

“처음 군산사업장을 맡을 때 함께 생활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군인이 됐다”는 노간사는 “현재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도움을 받았던 아이들”이라며 “사랑은 전염된다는 게 무엇인지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간사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후원아동들을 위해 할애한다. 오전 8시께 출근해 오전에는 서류정리를 마무리하면 오후부터는 학교를 파한 아이들과 함께 한다. 방과후교실에 예비중학교실, 아이들의 생일도 챙겨준다. 초등생 아이들이라면 한달에 한번씩 생일잔치를 마련하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생일상은 당일에 차려준다. 또 오후 4시 이후에는 아이들의 가정방문이 이어진다. 네댓가구를 찾아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어느새 밤 9시를 넘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업무는 마찬가지. 노간사는 약 40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들의 고민까지 꼼꼼히 챙겨야하는 고단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

 

“사실 대학(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에 다닐 때만 해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사명감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도움을 받기보다는 도움을 주고 사는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됐고, 이제는 사회복지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가난은 잠깐동안의 불편’이라는 말은 잊지않는다”는 노간사는 “잠시 어긋난 길로 접어든 아이들도 평생 장애를 짊어진 나를 보면서 마음을 돌리곤한다”고 말했다.

 

“처음 후원을 받는 아이들은 ‘후원’자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후원을 받지않겠다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무조건 마음을 닫는 아이들도 많아요. 하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하면 마음을 열어줍니다”

 

현재 군산지역 사업장을 후원하는 기관은 한사랑장례식장을 비롯해 한국바스프, 개정신경정신과, 동양제철, 한겨레가족, 굿모닝전북인 등이 있다. 후원자들이 내놓은 귀중한 성금과 물품은 아이들을 돌보는 밑바탕이 된다.

 

“아이들이 꿈을 활짝 펼치고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커다란 도화지가 되어주고 싶다”는 노간사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가난한 나라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아이들의 집을 찾는다.

 

스스로의 장애를 딛고 나눔의 미덕을 나누는 노간사는 어쩌면 진정한 거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