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통폐합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통폐합의 목적 및 조직문화를 충분히 고려하여야하며 이 작업에는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경우든 우호적으로 통합되어야 성과가 높다는 점이고 신뢰에 바탕을 두고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학사회에서 통폐합 논의가 활발하다. 역시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통폐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학의 통폐합은 그 특성상 양적인 조정에 끝나지 말고 전문성을 신장하는 질적인 조정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예산 절감을 위한 통폐합이나 몸집줄이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구조조정 자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경영기법이기에 상식수준에서 통페합을 시도한다면 이른바 '선무당이 사람 잡는 꼴'을 면하기 어렵다. 혹시라도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면 스스로 완장을 풀어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반푼수가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을 한답시고 완장을 차고 설치게 되면 경쟁력을 키우는게 아니라 조직을 망하게 만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완장은 하나의 천 조작에 지나지 않지만 무식한 사람들의 팔뚝에 걸리기만 하면 허세를 부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선우 휘의 '불꽃', 최인훈의 '광장', 조정래의 '태백산맥', 윤흥길의 '완장' 등의 소설속에서 폭력과 권력지향적 완장 인간들을 적나라하게 보아왔다. 특히, 체면과 과시욕에 민감한 사람들은 완장이 갖는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군림하려 한다면 효과적인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은 이미 물건너 간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완장을 차고 오만과 허세를 부렸던 적이 없었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 그 완장이란게 걸핏하면 사람들을 무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