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공공기관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 일반 기업에 비해 관리나 경영면에서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경영전략도 없이 제품의 우수성만을 믿고 뛰어든다면 이는 시장경제의 논리를 우습게 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농업기술센타에 고추연구소를 설립, 고추의 성분을 분석하고 본 바탕의 우수성을 상업성에 접목시켰다는 것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특산물은 공공기관이 직접 생산하고 판매해서 오늘날의 유명제품이 된 것만은 아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고추는 임실’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순창의 고추장이 그렇고 전주의 비빔밥과 상주의 곶감, 울릉도 호박엿 등이 그것이다.
농협중앙회는 해마다 전국으뜸농산물품평회를 개최, 임실고추는 10여년 동안 대상과 금상 등 최상의 농산물로 꼽혀왔다.
고추를 생산하는 농가도 전체 1만2000여 세대중 6000여농가가 참여, 1500 ha의 면적에서 연간 4000톤 생산으로 400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농가들이 고추를 생산한다는 계산이고 그렇기 때문에 임실군은 각종 지원방안을 동원, 농가소득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 고추연구소를 신설하고 질좋은 고추가루를 생산, 판매를 통해 전국을 제압한다는 임실군의 노력은 가히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 하다.
그러나 단 하나의 상품일지라도 이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우선적으로 자치단체로서 스스로의 운영이 적합한지 냉철한 내부분석이 필요하고 아울러 마케팅 전략과 정확한 시장분석도 요구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으로서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생산과 판매보다는 농민에 의한 벤처기업을 설립, 측면적 지원도 좋은 방편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