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선씨 또 스캔들 중심으로"

70년대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불법 로비 활동을벌였던 박동선(70)씨가 30여년만에 놀랍도록 같은 형태로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스캔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박씨가 더 이상 '동양의 오나시스'로 알려진 식도락가도 아니며 3만2천달러짜리 스테레오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지도 않지만 미국 검찰발표를보면 70이란 나이로 인해 그의 활동이 둔화된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박씨에 대해 80~90년대 주일학교 교사를 했으며 워싱턴주에서 대학을 다닐 때는 타코마 심포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박씨는 전성기 때 자신이 만들었던 사교클럽 '조지타운클럽' 파티를 위해 주기적으로 워싱턴에 돌아왔으며 당시 파티에는 2차대전 당시 '플라잉 타이거즈' 비행대를 이끌었던 클레어 셰널트 소장의 미망인 애너 셰널트를 비롯, 뉴딜정책 당시 측근이었던 토머스 코코란 등이 단골 참석자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한때 박씨가 "워싱턴은 나 같은 사람에게 멋진 도시이며 다른 어떤 곳에서 나같은 아웃사이더 외국인이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나는 결코 워싱턴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신문은 이번 스캔들과 관련, 박씨가 당시 동료 로비스트에게 `자신의 사람들을돌보고 경비를 해결하기 위해' 이라크로부터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당시 이 로비스트는 그가 말한 '사람들'을 고위급 유엔 관리로 이해했다고 보도했다.

 

그 뒤 정부 정보원이 된 이 로비스트는 박씨가 이라크에서 받은 돈 중 100만달러를 한 유엔 고위관리의 아들이 세운 캐나다 회사에 투자했다는 이야기를 박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박씨가 이미 체포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덜레스 국제공항을 이용해 미국으로 들어온게 가장 최근의 미국입국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가 당시 제시한 여권에는 97년 요르단에 두 차례 머무른 것으로 돼 있는데 박씨의 동료 로비스트는 97년쯤에 요르단을 경유해 바그다드로 가는여행에 관해 박씨가 논의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