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도나 규칙이든 그 의도하는 바가 있다. 한 제도나 규칙이 기존의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제도나 규칙 등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전보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새로운 제도나 규칙을 만들기 마련이다.
오늘이 지난 달 넷째 토요일(3월 26일)에 이어서 두 번째 맞는 휴무일이다. 이런 휴무일 시행으로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단지 한나절 쉰다는 시간상의 의미 이상으로 가족관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바쁘게 움직여야만 했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통해서 느긋하게 가족끼리 정을 쌓을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교사들 역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문제는 주5일 근무제 정착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초·중·고교 토요 휴무일이 그 성격상 기업체의 휴무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부모는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들만 토요 휴무일이라고 집에 남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런 학생을 학교에 등교시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그 취지를 살리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 의도대로 되고있는 지는 좀더 신중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 가지는 토요 휴무일의 취지와 달리 보충학습의 기회로 삼고 있는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의 문제이다. 말만 토요 휴무일이지 실제로는 모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거나 사교육 현장으로 등을 떠미는 학부모들이 있어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토요 휴무라는 제도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