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돈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늘어날지 모르지만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돈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인간의 특징이 사라지고 살아 숨쉬는 인간의 영혼까지 상실된다고 한다. 돈을 매개로 하여 벌어지는 관계가 진정한 인간관계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돈이 가진 역기능에 대한 대표적인 예는 매춘행위이다.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킨 후에 돈으로 그 대가를 지불한다. 이들 두 사람간의 인간관계가 정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일시적 내지는 일회적인 관계로 끝나고 만다. 매춘행위는 돈을 통해서 상대방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것이기에 비난을 받는다.
돈의 역기능을 갖는 또 다른 한가지는 뇌물형태로 제공되는 돈이다. 다른 것과는 달리 돈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손쉽게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뇌물의 수수사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한, 몇 장의 종이를 교환한 사실로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 뇌물을 주고받은 당사자들에게 치명적인 도덕적 타격을 주게된다.
그런데 소액의 금전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면 그 뇌물을 받은 자의 의지가 약하거나 인품이 천박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극심한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역설스럽게도 액수가 많은 경우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뇌물을 받은 자의 인품이 오히려 존경 또는 경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즉 소액의 뇌물은 거절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거나 또는 소액의 돈으로는 매수할 수 없는 이른바 지체가 높으신 분으로 여겨져 오히려 뇌물을 제공하는 쪽에서 감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의료계 돈박사 학위 남발을 놓고 도내 관련 대학 학장들이 사죄의 기자회견을 했다지만 내용에 있어서 뭔가 찜찜하다. 사죄는 사죄다워야 하고 범죄에 대한 책임과 양심은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사죄에는 토를 달 필요가 없다. 검찰의 처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