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가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이날 독일 집권 녹색당의 클라우디아 로트 당수는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 내 미핵무기는 냉전의 유산이자 필요가 없는 것으로 철수,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트 당수는 "기존 보유국들이 핵무기 감축을 확대해야 하며, 이들이 스스로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한 핵비확산 정책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권 사회민주당의 하원 외교 담당 대변인 게르트 바이스키르헨 의원은 "미국이먼저 유럽 배치 핵무기를 전면 철수하는 것은 러시아에 핵무기 감축 협상을 재개하자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인 자유민주당의 귀도 베스테벨레 당수는 "유럽 배치 미 핵무기들은단거리 미사일로 이젠 동맹국들만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쓸모없다"면서 NPT 평가회의에 참석 중인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에게 미국측에 철수를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베스테벨레 당수는 "유럽 배치 미국 핵무기 철수는, 국제정치적 분별력 없이 군비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나라들과 협상을 통해 핵군축을 달성할, 국제사회의해결 능력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는, 파괴력이 히로시마 투하 원폭의 1천 배 이상인 미국 핵무기가 약 150기, 서유럽 전체엔 모두 480 가량 배치돼있다.
한편 볼프강 뢰벡 그린피스 대변인은 "독일이 NPT를 부분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군에 독일주둔 미군기지 등에 배치된 핵폭탄을 수송토록 명령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서 이는 비핵국가인 독일이 핵공격을 돕는 행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이날 독일 외무부 청사 앞에 자유의 여신상이 내장된 6m 높이의 핵무기 모조물을 세워놓고 미국 핵무기 전면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