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부도난 전주병원의 인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대구 영웅약품(대표 최영수)은 지난 4일 전주병원을 소유한 의료법인 화정의료재단(대표 유인상)과 지난 4일 인수 조건 등에 대해 합의하고 지난 11일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으나 전주병원 인수를 위한 의료재단 설립이 늦어져 이번주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전주병원을 인수하려는 영웅약품이 ‘속시원하게’ 자체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고 인수자금 동원 계획도 뚜렷하지 않은데다 채권단과의 합의도 남아 있어 앞으로 본계약 체결을 확실시하기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6년 3월 개원해 16개 진료과목, 73 병실, 281 병상 규모까지 성장하며 한때 직원 숫자가 3백50명에 달해 전주를 대표하는 중형병원으로 전주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전주병원의 현황과 인수 전망 등에 대해 살펴 본다.
<부채 현황>부채>
부채 및 미지급금 규모는 전주병원이 374억원, 유인상 대표이사가 146억원 등 520억원 가량으로 추계되고 있다.
전주병원 명의 부채는 금융대출·사채 등 167억원, 기타차입금 16억원, 어음 40억원, 미지급금 67억원, 임대보증금 11억원, 직원명의 부채 48억원, 직원을 통한 금융기관대출금 22억원 등이다.
미지급금 67억원은 약품비 의료재료비 의료소모품 급식재료비 관리비 급여 퇴직급여 국민연금 적금 수도광열비 통신비 복리후생비 신용카드 세금 공과금 지급이자 예수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부채 규모는 인수협상시 임금 부채, 상거래 부채, 금융 부채 및 기타의 세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임금 부채는 63억원, 상거래 부채는 의약품 의료소모품 의료장비 영선비 식자재 임대보증금 관리비 등으로 85억원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금융 부채와 세금 등이 372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계약 내용>계약>
대구 영웅약품은 본계약 절차를 밟기 위해 지난 4일 전주병원과 작성한 합의서에서 인수금액으로 214억원을 제시했다.
전주병원 본관·검진센터·장례식장·주차장·유체동산(有體動産)과 계정별 채무금액, 직원고용 등에 대한 승계와 인수 조건이다.
영웅약품은 합의서에 따라 설립한 새로운 의료법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재직자들과 입사근로계약서 작성, 필수인원 보충, 병원시설 개·보수 등을 진행하며 환자차트·재고 의약품 인수인계까지 마쳐 이달 안으로 재개원한다는 계획이다.
계정별 인수 금액은 국세 임금(퇴직금 포함) 근저당부채 리스 공과금 등 필수지출 169억원, 직원사채·외부사채·금융대출(근저당 미설정) 246억원은 85% 탕감하고 15% 인정으로 27억원, 상거래부채 85억원은 85% 탕감하고 15%인정으로 13억원 등을 합쳐 총 214억원이다. 탕감 부채를 가진 채권단은 화정의료재단과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계약서에서 탕감예정인 부채 채권단은 상당액의 손해가 불가피해 상거래 채권의 경우 인수 합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손해가 막심한 임금 채권을 가진 직원들은 ‘경매 보다는 낫다’는 인식 아래 95% 이상 합의된 상태이다.
<인수 전망>인수>
올해초 300명 가량의 직원이 일하던 전주병원은 현재 120명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은 부도 직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홍기식 등 5명)를 구성하고 각계에 전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도움 요청에 나섰다.
대기업과 국내 굴지의 병원 등에 전주병원 인수를 호소하기도 했고 전북도와 전주시, 의사회 등을 찾아다니며 협조와 지원을 갈구했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인수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으나 현재 영웅약품이 유일한 인수협상자이다.
영웅약품은 전주병원 인수를 위해 새로운 의료법인 설립을 서두르고 있어 조만간 전주병원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병원을 인수하려는 영웅약품은 자금 동원 계획, 재무제표 공개 등과 부도라는 극한상황을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투명 경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전주병원 직원들은 ‘경매는 최악의 수단’이라는 의지 아래 임금 채권에 대한 협상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인수에 기대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전주병원을 인수하려는 영웅약품이 정상화와 함께 의료법인으로서 지역 발전과 사회 봉사의 책무를 다하기를 바라고 있다.
<경매 여부>경매>
전주병원이 경매에 부쳐질 가능성은 아직 낮다. 경매는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직원들이나 금융기관이 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경매 의도가 없는 상태이고 금융기관의 경우 2002년 감정가액(전주병원 본관과 장례식장)이 92억원으로 경매에 따른 낙찰 결과 환수할 수 있는 돈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경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힘들어지고 결국 경매에 부쳐져 ‘채권 관계를 자연스럽게 정리한 후’ 인수하려는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기식 비상대책위원장
“직원과 채권단, 인수자가 함께 살 수 있는 윈-윈이 절실합니다”
전주병원 비상대책위 홍기식위원장(정형외과 과장)은 부도 이후 전주병원 정상화를 위해 불철주야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지역사회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와 좋은 이미지를 쌓은 전주병원이 ‘허망하게’ 부도 절차를 밟거나 ‘헐값에’ 제3자에게 인수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이다.
홍위원장은 “전주병원은 양호한 경영상태에도 불구 매출액 대비 임금과 금융비용 부담이 너무 높아 부도를 맞았다”면서 “건실한 업체가 인수해 투명한 경영으로 정상화될 경우 인수자는 물론 직원과 채권단이 모두 살 수 있는 윈-윈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도 이후 새로운 인수희망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재 영웅약품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라는 그는 “채권단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영웅약품과 절충, 합의서를 작성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인수 조건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경매 보다는 낫다”고 들고 “영웅약품이 인수 이후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의료법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직원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노력으로 전주병원을 더욱 사랑받는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전주병원의 회생과 정상화를 도와주기를 호소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