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슷한 내용으로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사람(자신)이 만든다’는 격언도 있다. 큰 부자는 시운이 맞아떨어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부가 쌓이지만, 작은 부자는 평범한 사람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백번을 곱씹어봐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이 얼마나 변해 버렸는지 이제 이 속담들도 폐기처분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작은 부자라도 돼보려고 죽기살기로 일을 해보지만 개미 쳇바퀴 돌듯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서민들의 실상인데 더이상 ‘근면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통하겠는가. 농민들은 수입농산물 앞에서 통곡을 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제물이 되는 마당에 어디 그따위 속담이 씨알이 먹히겠는가 말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극과 극의 사이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지는 ‘양극화의 심화’병에 걸려 있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 정규직과 비정규직, 첨단산업과 재래산업의 간극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소득층을 양산하여 후진국형 자본주의사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양극화의 처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두가지 견해가 있다. 양극화 심화의 주범이 경기침체이기 때문에 성장우선정책을 써야 한다는 주장과 고용창출이 따르지 않는 성장은 내수를 견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배우선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바로 가든 모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고 티격태격 싸우지만 말고 서둘러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깊어지면 자본주의사회도 흔들리게 된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아무리 기를 써도 희망이 없다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속담처럼 평범한 진리가 통하는 사회가 돼주었으면 원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