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태권도연맹 가맹국 수는 1백79개 국가에 전체 유단자 수만도 무려 6백2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우슈나 가라테등 다른 무술종목 인구를 태권도로 흡수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었다. 2000년 시드니와 지난해 아테네 두번의 올림픽에서 한국은 태권도에서만 금5·은1·동메달 2개를 따냄으로써 세계 스포츠강국 10위권이라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스포츠 외적인 수입도 무시할 수 없다. 국기원의 외국인 대상 승단심사비로 지난해만 해도 27억원을 벌어들였다. 태권도 종주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쓰고가는 외화수입도 결코 적지 않다.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대회의 경기종목은 28개 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다음달 8일 싱가포르에서 총회를 갖고 28개 전 종목을 대상으로 퇴출여부 투표를 실시한다. 한 종목 한 종목을 대상으로 1백16명의 IOC위원이 투표를 실시하여 과반이 반대하면 그 종목은 퇴출된다. 대신 재적위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은 종목이 새 올림픽 종목에 추천돼 다시 한번 투표에 부쳐져 과반수를 얻으면 새 종목으로 가입된다. 야구·소프트볼·근대5종 종목들이 퇴출위기에 몰려 있다.
현재 태권도는 퇴출 대상에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게 세계태권도연맹의 시각이라고 한다. 일본이 가라테의 올림픽 진입을 위해 그동안 전방위적인 노력을 계속해온 것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방심하다가 허(虛)를 찔릴 수가 있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무주에 태권도공원을 유치해 놓은 전북으로서는 IOC총회를 강건너 불구경 하듯 쳐다보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대목이다. 전북은 태권도공원을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와 연계시켜 관광명소로 가꿀 꿈에 부풀어 있다. IOC총회를 우리와 상관없는 국제행사로 오불관언해서는 안된다. 스포츠 외교전에 자치단체도 나서야 한다. 마지노 선인 58명의 IOC위원을 확보하는데 적은 힘이라도 보태야 한다. 만에 하나 태권도의 올림픽종목 퇴출은 전북으로서는 생각하기 조차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