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모든 근로자가 노후연금에 가입되어 있어 이들의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각종 연금과 기금이 상장주식이나 우량회사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금은 또한 보다 나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투자를 한다.
한국도 지금 그러한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금과 같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한 적은 없었다. 앞으로의 기관투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다. 연금과 기금은 선진사회로 갈수록 그리고 노령화사회가 될수록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중이 개별자본가들보다 훨씬 커진 사회를 피터 드러커는 연금기금자본주의라고 불렀다. 한국은 이러한 연기금자본주의에 들어가는 초입단계이다.
연기금은 근로자들의 미래를 위한 예금이다. 하지만 예금자와 수혜자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은퇴한 사람은 많이 받고, 재정이 고갈되면 앞으로 은퇴할 사람은 적게 받는 등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또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미리 연기금을 풀기도 하고 또는 연기금에 대한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줄이거나 높이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의 은퇴 후의 생활이 이들 연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가에 달려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45세 이상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 연금기금에 가입한 돈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갈수록 연기금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고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사회 최대의 이슈가 될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대기업이 불투명해서 개인이 통제하고 있지만 계속 투명해지만 거대기업의 자본규모가 너무 커서 개인이 혼자 주식을 장악하기 어려워진다. 점차 연기금도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어 거대기업들도 오너는 없어지고 주식투자자들이 선정한 전문경영인 운영하는 체제로 변활 것이다. 연기금의 확대로 한국도 10여년이 지나면 이러한 연기금자본주의 상태로 변해있을 것이다. 개개인들도 이러한 흐름을 잘 살펴서 대비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