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귀금속센터에서 67억원 상당의 귀금속을 털어 달아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월11일 발생한 익산귀금속센터 절도사건을 수사중인 익산경찰서는 15일 이 사건의 용의자로 선모씨(38·광주 동구) 4형제와 공범 조모씨(31·경기 양주군) 등 5명을 광주에서 검거하고 달아난 김모씨(26·여·광주 북구)를 수배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25분경 선씨등 용의자들이 은신처로 사용했던 광주시 동구 황금동 H모텔을 급습, 투숙중인 선씨 등 일당 5명을 검거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현장에는 이들이 훔친 귀금속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건개요
용의자들의 자백을 근거로 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월 초순 범행을 모의하고 3일 현장을 답사한 후 7일 새벽 김제에서 범행에 사용할 화물차와 사다리를 훔쳤다.
범행은 형제 가운데 창고 금고털이 등 절도 전과 4범의 셋째 선씨(38)와 평소 알고 지내던 절도 전과 7범의 조씨(31)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뤄졌다. 이들 2명은 귀금속센터 직원들이 친목 도모 나들이를 위해 임시휴무일로 정한 9일 낮 12시20분께 경비업체 직원을 가장해 센터를 침입, 보안 열감지기 11개에 휴지를 넣는 방법으로 보안장치를 무력화시킨 후 당일 오후 9시쯤 센터에 들어가 10일 오전 6시까지 1차로 귀금속을 털었다.
이어 이들은 지정휴무일인 10일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11일 자정께 센터를 다시 찾아 범행을 벌이다가 새벽 3시54분경 보안벨이 울리면서 도주했다. 당시 범행에는 선씨 형제 둘째(39)가 장물 운반책으로 가담했으며 이들은 인근에 범행에 사용했던 1.5톤 트럭을 버린 후 미리 대기해 놓은 쏘렌토 승용차를 타고 광주로 도주, 잠적했다.
△검거경위
경찰은 전국의 귀금속업자를 상대로 탐문 수사하던 중 이달초 서울 종로 일대에서 다량의 금덩이가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선씨 형제 중 큰형 부부가 서울의 한 금은방에서 수차례에 걸쳐 18K 금 130㎏을 순금으로 바꿔간 정황을 포착한 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은행계좌를 추적 수사했다.
경찰은 은행계좌에서 출처가 의심스러운 2억2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확인, 내사를 벌여오던 중 이들이 차량을 새로 장만하고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등 거액을 쓰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소재파악에 나섰다.
광주사내 한 모텔에서 은신해온 사실을 밝혀낸 경찰은 모텔 주변에 잠복근무, 범인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인근의 아지트(빈 가게)에서 금을 녹이는데 사용한 도구도 찾아냈다.
△수사방향 및 장물 처리
경찰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와 과정, 장물처분 경로 등을 조사중이다. 일단 주범인 선씨가 귀금속 판매점을 다시 열기 위해 사업자금을 마련하려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공범자가 있는 지의 여부와 여죄에 대해 추궁하고 있으며, 이번 절도사건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장물 처리와 운반, 알선에 가담한 7∼8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선씨 형제 중 둘째(39)의 애인 김모씨(26)를 수배했다. 경찰은 이날 범인들의 은신처와 아지트에서 금으로 녹여 유통된 130㎏ 상당의 금괴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물량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업주에 압수된 귀금속을 되돌려 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