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몸짱' 심청이 당당함 톡톡튄다

개봉앞둔 최초 남북 공동제작 애니 '왕후 심청'

남북 합작 극작용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 의 심청. (desk@jjan.kr)

최초의 남북 합작 극장용 애니메이션 ‘왕후심청’이 광복절 즈음에 동시 개봉된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재미교포 넬슨 신(68) 코아필름 회장과 북한의 4.26 아동영화촬영소가 함께 만들었다. 남한에선 8월15일,북한에선 8월12일 개봉되며 북한 상영본은 북한식 억양에 맞춰 대사를 새로 녹음했다.

 

‘왕후심청’은 이미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발(SICAF) 대상,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경쟁부분 페스티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심청,더 이상 눈물은 없다

 

‘심청전’에서 태어났으나 ‘왕후심청’은 새로운 작품이다. ‘심청전’의 청이가 비천한 출신에 자신의 운명에 수동적인데 반해,‘왕후심청’의 청이는 씩씩하고 발랄하며 지혜롭다. 얼짱 몸짱에 한문도 잘 읽고 바느질 실력도 뛰어나다. 청이의 높은 눈썹과 둥근 얼굴,다소곳한 어깨와 작은 손발은 혜원 신윤복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왕후심청’이라는 제목에서도 당당함과 위엄이 드러난다.

 

아버지 심학규 역시 명문가 출신의 충신으로 눈이 먼 것은 간신들의 음모때문이다. 또 심청전의 인당수는 청이가 슬픔을 안고 몸을 던지는 장소이지만,왕후심청에선 살아서 꿈틀거리는 괴물로 그려진다. 바닷속 물고기들이 힘을 합해 괴물 인당수와 일대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미국이나 일본의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귀엽고 매력있는 동물 캐릭터들의 등장도 특징. 원작에는 없었던 단추(삽살개) 가희(거위),터벙이(거북)는 청이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다. 아름다운 용궁의 모습은 외계의 행성 도시나 4차원의 세계와 같은 SF적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졌다. 바닷속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다양한 물고기 신하들의 모습과 용왕 역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즉 ‘왕후심청’은 가난한 심청의 애절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당하고 야무진 심청이 왕비가 되고 아버지를 만나는 과정을 장대한 스펙터클과 탄탄한 이야기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이다.

 

최초의 남북한 공동제작·개봉

 

‘왕후심청’ 제작에는 꼬박 7년여의 시간과 7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왕후심청’이 기획된 것은 1998년. 그후 수차례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일이 진행되다가 2004년 1월 평양의 조선영화수출입사로부터 영화상영권리 요청서를 받았고,그 해 여름 초벌 필름 상태로 북한측에 전달,남북 공동 상영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캐릭터 시나리오 등 전반작업과 녹음 등 후반작업은 국내에서,제작은 북한에서 맡았다. 직접 교류가 불가능한 현실적 조건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이곳에서 인편 우편 팩스로 서울과 평양을 연결했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도 5일이 걸렸다.

 

넬슨 신 감독은 “한민족이라는 공감과 열의가 그러한 물리적 조건을 뛰어넘게 만들었다”며 “왕후심청은 최초의 남북한 협력제작 영화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차원의 문화교류를 펼치기 위해 남북의 국가원수가 볼 수 있는 행사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