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주홍글씨'를 통해영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차곡차곡 다져온 배우 성현아(30)가 마침내 데뷔 후 첫단독 주연을 맡았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첼로'(감독 이우철, 제작 영화사태감)에서다.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에서 성현아는 바로 홍미주역을 맡았고 제목처럼 첼로를 연주한다. 그가 짊어진 영화의 무게감이 바로 와닿는다. 그런데 예상외로 담담했다. 첫 주연을 맡은 뿌듯함이나 설렘을 숨길 수 없을 것같았는데도 차분했다.
"단독 주연이라는 사실보다 영화가 얼마나 무섭게 나올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그에게는 역할의 크고 작음이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연기 그 자체가즐겁고 감사하다. 실제로 '주홍글씨' 이후 6개월여 쉬는 동안 몸이 아팠다가 다시촬영을 시작하니 오히려 감쪽같이 나았다고 한다. 그는 "며칠 후 차기작 촬영에 돌입하니 당분간은 아플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피투성이 분장은 정말 기분 나빠 "예전에는 공포영화를 전혀 못봤는데 막상 내가 찍어보니 이제는 하나도 안 무섭다. 그래서 촬영 끝나고 예전에 못봤던 공포영화들을 찾아서 봤을 정도다." 그는 '첼로'에서 일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경험을 당하고 스스로도 피범벅이 되는 등 공포의 극단을 경험한다.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좀더 스산한 공포를전해줄까 고심했지만 반대로 이러한 촬영과정이 그에게는 공포영화에 대한 '공포'를극복하게 해줬다는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래도 피투성이 분장은 여전히불쾌했다.
"'주홍글씨' 때 피바다에 빠져봤기 때문에 이번 촬영을 앞두고 굉장히 두려웠다.
그 끈쩍한 느낌은 뭐라 말하기 힘들다. 그런데 피할 여지가 없었다. 진짜 기분 나빴다"며 인상을 찌푸린 그는 "그런데 이번에는 피 분장 과정을 휴대폰으로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며 장난치는 여유는 있었다"며 웃었다.
공포영화는 극복했지만 성현아에게는 여전히 두려운 것이 있다. 고소공포증과폐쇄공포증이 그것.
"운전하고 가다가 앞선 레미콘 차에서 시멘트가 내 차 유리로 쏟아지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가끔 하는데 그럴때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배우 인생에 몇번 못 만날 장르 "공포영화는 배우 인생에 있어 출연기회가 많지 않은 장르여서 선택했다. 공포영화 특유의 독특한 패턴과 일상적이지 않은 감정에 매료됐다." 공포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진이 빠지게 연기했다"는 것.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포를 표현하려니 매 신마다 진이 빠졌다. 그래서 보약을 지어먹으며 촬영했다"고 했다.
올해 등장하는 국산 공포영화 4편 중 마지막 주자인 '첼로'만의 매력은 뭘까.
"한국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다. 한국 공포영화 중에서도 귀신마저 일본 공포영화를 닮아 있는 작품이 많은데 이번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 확실히 차별된다." ▲연기는 할수록 갈증이 생겨 "쉬지 않고 계속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영화를 찍는 그 순간이 가장 재미있고행복하다. 바쁘면 오히려 몸도 안 아프다." 성현아는 차기작 크랭크 인을 앞두고 있는데다 그 다음 작품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좀체 만족할 줄 모른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갈증이 느껴진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하면 나도 오케이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오케이 사인도 못 믿겠더라.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계속 제기되는 것이다. 매순간 더 잘하고 싶어진다.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 최선을 다했어도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하고 싶어진다.
" 어느새 단독 주연을 꿰차는 등 영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야무지게 구축해가는성현아의 부지런한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