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체에 걸쳐 폭넓게 살았던 반달가슴곰과 불곰이 결정적으로 수난을 당한것은 일제때 부터이다.일제는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해수구제(害獸驅除)’라는 명목으로 남획을 방치했다.게다가 웅담이 정력제로 잘못 알려지면서 밀렵꾼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포획되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도 반달곰의 멸종위기를 가속화한 요인이다.
반달가슴곰은 몸통의 색깔이 검고,가슴에는 V자 모양의 흰색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몸길이는 대략 150∼180Cm이며 겨울에는 동면한다.잡식성으로 취나물,머루,산딸기 등은 물론 꿀벌,개미,물고기,조류 등을 잡아먹는다.특히 곰은 먹은 열매의 씨앗을 여기저기 배설해 종자를 퍼뜨릴 뿐 아니라 나뭇가지를 마구꺾기도 하는데 이는 다음해에 열매를 많이 맺게 하는 전지효과를 내 생태계의‘깃대봉’으로 불리기도 한다.반달가슴곰은 지난 82년 천연기념물 제 329호로 지정됐으며,2002년에는 야생반달곰이 지리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에 의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
그후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의 위험성을 줄이면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개체수 증대 차원에서 정부가 북한 동물원에서 8마리와 러시아 연해주에서 5마리를 들여와 모두 13마리의 반달가슴곰을 방사했다. 올해 4월 북한에서 들여와 지난달 방사한 20개월 짜리 암컷 ‘낭림32’가 엊그제 밤나무농장을 하는 농민이 설치해 놓은 올무에 걸려 비명횡사했다.
실화를 소설과 영화로 옮긴 ‘야생의 엘자’는 아프리카의 동물관리인 아내가 암사자 새끼 한마리를 주워다 키워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얘기다.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야생동물의 방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멧돼지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막기 위한 농민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이런 식이라면 아무리 반달곰 방사를 늘려봤자 또 다른 비극만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당국의 철저한 지도 단속도 필요하지만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이 바로 잡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