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임실 영농조합 곰사근 영산식품

神이 내려준 선물 '검은콩'

영산식품 김옥희 대표이사가 장독대에서 전통방법으로 담근 고추장·된장·간장을 소개하고 있다. (desk@jjan.kr)

원불교의 이념과 교리를 바탕으로 국민의 건강과 인류공생에 앞장서겠다며 상도(商道)에 입문한 곰사근 영산식품(대표 김옥희).

 

‘신이 인류에게 내려준 선물 검은 콩’은 한방에서 서태목(쥐눈이콩)으로 불리고 있으나 이를 식품으로 가공, 일반 가정에의 공급은 영산식품의 몫이다.

 

원불교중앙총부에 소속된 김대표(성혜교무)의 영산식품은 영산선학대학이 후원하는 영농조합으로 임실군 지사면 원산리에 자리하고 있다.

 

교단이 교화와 설법 전수가 아닌 상도의 선택에 곱지않은 시선도 있지만 그러나 영산식품의 설립 취지는 원대한 인류건강에 그 본바탕을 두고 있다.

 

△영산식품의 태동

 

곰사근 영산식품은 원불교 관촌교당이 지난 88년 전통식품 제조를 위해 시작했으나 91년 영산대학이 후원기관으로 정하면서 원광식품으로 설립됐다.

 

당시는 섬진강 상류의 청정 이미지를 한껏 살린 토종재료만을 고집, 메주와 참기름 생산으로 까다로운 식품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현 시대의 기업경영에는 생산과 유통, 판매 및 홍보 등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인 상황.

 

단순히 생산성의 자신감으로 틈새시장을 뚫긴 했지만 유통과 판매전략 등 시장진입에 실패한 원광식품은 당시 11억원이라는 부채를 남기고 중단됐다.

 

이후 99년에 현재의 김대표가 부임하면서 원산초등 폐교를 인수, 원불교 재단의 후원아래 상호도 영산식품으로 바꾸고 재기에 들어갔다.

 

충남 논산에서 부자집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녀는 그러나 경영은 문외한으로 자신이 있는 것은 단지 일원주의 원불교라는 믿음뿐이었다.

 

하지만 김대표는 전국을 헤메면서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 전통장류를 제조하는 가정집과 업체를 일일이 방문해 자료를 수집하는 열의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밤이면 대학의 강의를 통해 경영마케팅과 식품에 대한 이해를 습득했고 전국에서 펼쳐지는 각종 세미나와 교육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같은 노력은 영산식품에 경영의 정상화를 가져왔고 식품업계에서는 순수 토종식품 제조업체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제품의 종류

 

곰사근 영산식품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는 아침재를 넘나드는 바람과 맑은 공기, 따사로운 햇볕이 어울린 고향의 정취가 듬뿍 담겨 있다.

 

간장의 주원료는 임실지역에서 100% 재배된 콩을 바탕으로 메주를 생산, 황토방에서 볏짚으로 발효시켜 으뜸으로 치고 있다.

 

또 된장의 경우는 햇콩을 가마솥에 삶아 황토방에 메주를 띄우기 때문에 자연발생한 황곡균과 조화를 이뤄 우리 전통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추는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 그중에서도 태양초를 엄선해 6개월의 숙성과정을 거쳐 시골 아낙의 정성어린 손길로 고추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영산식품에서는 모두 20여종의 전통 제품이 생산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품으로 치는 것은 ‘쥐눈이식초콩가루환’이다.

 

지난해 1월 원광대학교와 산·학·연 공동기술에 의해 개발한 쥐눈이콩은 일반 콩에 비해 작고 반짝이는 특징이 있어 예로부터 약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콩에 청국장균을 접종하여 발효시킨 건조청국장가루환은 소화작용에 탁월,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들의 입맛을 구수하게 돋아주는 청국장도 일품인데다 방부제나 조미료, 색용식소 등이 전혀 없는 멸치액젓도 선호품중의 하나다.

 

부대 제품으로 생산되는 참기름과 들기름, 고추가루·엿기름·메주가루·메주 등도 대도시의 주부들에 호평을 얻고 있다.

 

△유통 및 홍보판매

 

영농조합으로 등록된 까닭에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영산식품의 유통과 홍보, 판매방식은 거의가 스폰서 형태를 띠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내 행사장을 기초로 홍보와 판매에 주력했으나 차츰 도내와 국내 전역을 방문하는 전통방식에 의존해 왔다.

 

유통판매에 한계를 느낀 김대표는 인맥을 통해 공영방송의 지원을 요청했고 각종 매스컴에서도 영산식품의 경영방식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수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원불교의 이념 덕분에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비로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

 

최근에는 홈쇼핑과 국제발효식품 엑스포 등을 통해 조합과 생산품을 홍보하고 현재는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www.youngsan.co.kr), 회원모집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걸쳐 1500명의 평생회원이 있지만 일반회원도 200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김옥희 대표이사 "금강산 원불교당 주인될 터"

 

“역시 기업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고 영산식품도 미래발전을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 도입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지난 86년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 종교에 귀의한 김옥희(성혜교무)대표는 지난 6년간의 고충을 이렇게 털어놨다.

 

충남 논산시 두마면 도곡리에서 천석군의 막내딸로 태어난 김대표가 평생을 성녀의 길로 들어선 까닭은 무엇일까.

 

“어머니가 원불교에 관심을 보였고 결정적인 이유는 언니의 권유로 종교의 길을 걷게 됐다”고 김대표는 설명했다.

 

대학 졸업후 만덕산농원 훈련원에서 6년동안 재임하고 중앙총부에서 교학훈련과장과 일산원불교 주임교무를 지낸 그녀는 올해 49세를 맞았다.

 

겉모양은 근엄한 교무지만 일단 대화를 나눠보면 19세 처녀같은 풋풋함이 부잣집 막내동이 그대로다.

 

“지난 시간을 6억원의 빛을 갚는데에 시간을 보냈다”는 김대표는 마치 종교인이 아니라 장사꾼이 아닌가 할 정도로 자신을 의심했다고 토로했다.

 

만덕산에서 수양하던 시절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녀는“밥짓기나 빨래 등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 당시에 고충이 심했다”고 덧붙였다.

 

김대표에게는 2가지의 소망이 있는데 하나는 살아있는 부처로의 수련이고 두번째는 금강산의 원불교당 주인이 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나이가 환갑은 될터이고 그쯤엔 교단 100주년 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릴 것에 대비, 미리부터 준비할 계획”이라는게 그녀의 간절한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