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전통적인 식사법이 발우공양(鉢盂供養)이다.‘발우’는 승려들이 쓰는 밥그릇을 가리키는 말로 수행자에 합당한 크기의 그릇이란 뜻도 함축하고 있다.중생의 뜻에 따라 양을 채우므로 ‘응량기(應量器)’라고도 부른다.발우는 모두 4개로 나뉘어진다.밥,국,반찬,그리고 물그릇이 그것인데,모양은 같고 지름만 달라서 차례로 포개면 하나가 된다.
사찰의 식사문화를 보면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여지가 전혀 없다.식사를 마치면 남겨둔 백김치 한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고 물을 부은 밥그릇 부터 닦기 시작한다.네개의 그릇을 차례로 씻은후 백김치는 먹어서 흔적을 없애고,남은 물을 한 곳에 모으는데 이 물을 ‘천수’라 부르며 천수에는 밥 한톨도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스님들은 배를 배불리 채우고 맛을 탐닉하기 위해 식사하는게 아니고 진리를 닦기 위해 필요한 약으로 여긴다.따라서 음식물의 내용보다는 섭취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단순한 식사법이 아니라 수행의 한 과정으로 행하기 때문에 ‘법공양’이라고도 한다.
이같은 스님들의 식사방식을 본받자는 사회운동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불교 수행공동체인 정토회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빈 그릇 운동’이 그것이다.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헐벗는 지구촌 이웃을 돕자는 취지다.시작 1년만에 국내외 26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우리나라에서 한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금액으로 무려 15조원에 달한다.이 액수는 9조5천억원인 식량 수입액의 1.5배에 이르고 ,한 해 동안 자동차 수출로 벌어들이는 액수와 거의 맞먹는다.
전주시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처리장 시설이 낡아 그로인한 악취발생으로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30%대에 불과하고 아직도 결식아동이 주변에 적지않은 현실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야말로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음식물을 남기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운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과잉 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성인병 예방등 건강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캠페인일 성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