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일찍 입주한게 죄인가

“가장 먼저 입주한 게 죄입니까. 오라고, 오라고 해서 왔더니 참으로 답답하고만요”

 

서울공장의 이전을 앞두고 있는 대상(주)전분당 군산공장의 한 관계자는 한숨만 내쉬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공장이 올 경우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폐수처리문제지만 2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공장을 이전, 허허벌판이다시피한 군장산단내에 처음으로 군산공장을 세워 지난 2003년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래 서울공장의 이전에 대비해 백방으로 폐수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뻑뻑한 기업지원행정에 부딪혀 현재까지 해결점은 찾아지지 않았다.

 

대상을 제외하고 산업단지내 가동기업이 없다보니 폐수종말처리장의 운영비용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어느 행정기관도 그동안 이의 해결에 적극성을 띠지 않아 처리장이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었다.

 

그러다보니 대상만 현재 고통아닌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배출되는 하루 4500여톤의 폐수를 그런대로 군산하수처리장으로 흘려 보내고 있지만 서울공장이 이전, 내년부터 가동을 하면 폐수발생량이 8000톤정도로 늘어나게 돼 군산하수처리장으로 연결되는 관로로는 감당키가 어렵다.

 

군장산단내에서 휴면상태에 있는 처리장을 활용해야 하나 처리장정상가동의 관건인 처리장의 운영비용부담을 둘러싸고 처리장을 건설한 토지공사와 이를 향후 인수, 운영해야 할 군산시사이에 원만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아 ‘서울공장의 이전가동이 제대로 이뤄질런지’ 대상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전북도는 처리장의 운영비용 14억여원에서 대상이 부담하는 폐수처리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토지공사가 일상적인 처리장의 관리비에서 5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도와 군산시및 토지공사 3자가 1/3씩 분담키로 했다며 발표했었다.

 

그러나 토지공사는 운영비용분담기간에 대한 설정이나 합의가 없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처리장을 2003년말 완공시켜 놓고 그동안 정상가동을 위한 적정량의 폐수유입이 없어 2년째 매년 6억원의 예산을 들여 처리장의 시설이 썩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지만 대상의 폐수를 받아들여 정상가동을 한다고 해도 운용비용을 무기한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말이면 군장산단조성사업이 준공돼 처리장이 군산시에 인계되기 때문에 인계시점이후부터의 무기한 운영비용부담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처리장운영비용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처리장이 운영되지 않으면 대상은 서울 공장이 이전한다고 해도 정상가동이 불투명하고 넘치는 폐수를 펌핑해 처리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퍼내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

 

“다른 많은 공장이 입주해 가동, 폐수처리가 아무런 문제없이 이뤄질 때 입주했더라면 이같이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사이에 이같이 인식이 확산된다면 기업유치는 요원하다.

 

서울공장이 이전, 원활하게 가동되게 하려면 전북도와 군산시, 토지공사 3자가 조속히 해결점을 찾아 향후 3개월동안 처리장을 시험가동도 해 보고 이상이 없는가 점검해야 한다.

 

문제의 해결을 단지 대상 한개기업에 마치 ‘특혜’를 주는 것같이 접근해서는 안된다.

 

향후 군장산단에 입주, 가동하는 기업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군산에의 기업유치성패를 가름하는 문제라는 인식이 아쉽다.